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 인도의 선거

인도는 중국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다.

 

지난 2019년 총선에서는 무려 9억 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등록될 정도였는데, 대체 이런 무지막지한 규모에서 투표는 어떤 식으로 사고 없이 치러지는 것일까.

 

그림이 그려진 투표 칸


인도는 사실 상상을 초월하는 인구도 문제지만, 9억 명의 유권자 중 약 2억 2,500만 명이 읽고 쓸 수 없는 ‘문맹‘이다.

 

그렇다고 이 엄청난 숫자를 포기하기란 비민주적인 처사이기도 하고 정치인들로써도 아쉬운 부분. 이들을 위해 정당을 그림으로 식별할 수 있는 방식이 1951년의 선거에 처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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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총선의 경우 유권자 9억명, 정당 2294개, 후보 8천명, 투표소 100만 곳, 선거관리인원만 1100만명에 달하는 매머드 선거였다.


지금이야 25%가 문맹이지만 1950년대에는 거꾸로 ‘16%’만이 읽고 쓸 수 있었기에 이 방식은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인도선거관리위원회는 논의 끝에 빗자루, 선풍기, 빗, 자전거 등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생활용품과 동식물 등의 그림을 활용해 정당을 나타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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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심볼들. 선풍기를 사용하는 후보자의 표를 노리고 비슷해 보이는 헬리콥터를 사용하는 꼼수가 벌어지기도 한다.


선거 직전 인도선관위는 유권자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심볼 목록을 게시하고, 각 정당의 대표들은 마음에 드는 심볼을 선택한다.

 

이 심볼을 통해 인도 사회의 발전과 변화를 엿볼 수도 있다. 처음으로 선거가 시작될 당시에는 대부분의 그림이 농업 도구였으나 오늘날에는 로봇, 마우스, USB, 노트북 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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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심볼은 특정당의 특징이라 예약(?)되어 있다. 현 모디 총리의 인도인민당은 연꽃이 오랜 상징이었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심볼에도 제한사항은 있다.

 

종교적인 상징은 유권자를 혹하게 할 수 있으므로 금지되며, 동물을 선거유세에 사용하는 것이 학대라는 비판에 따라 동물심볼도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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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가 그려진 바우자 사마지(BSP)의 유세장


다만 오랫동안 사자를 상징으로 사용해왔던 마하라슈트라와디 고만탁당(MGP), 메갈라야 민주동맹(MDA), 코끼리가 상징인 바우자 사마지(BSP)등에게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선거유세에서 동물을 대동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종이 대신 전자투표기


너무 많은 유권자로 인해 투표와 개표에만 엄청난 시일이 소요되면서 ‘전자투표기‘도입은 인도의 숙원사업이었다.

 

198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전자투표기는 지방선거를 통해 시험대에 올랐다가, 2019년 처음으로 전국단위 투표에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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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투표기는 전기가 없는 오지에서도 쓸 수 있도록 배터리로 작동한다.


사진만 봐도 투표하는 방법과 어떻게 기계가 동작하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의 번호와 그림을 확인하고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 한번 버튼을 누르고 나면 램프가 켜지고 다시 투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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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램프가 켜지면 투표완료


전자투표를 도입했음에도 인구가 워낙 많고 땅이 넓다 보니 투표는 6주 동안 7차례로 나누어서 실시된다. 반면 선거결과는 불과 몇 시간이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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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소는 거주지에서 2km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선거법에 따라 선관위 직원들은 밀림과 고산지대까지 전자투표기를 메고가야 한다.


버튼을 누르면 선거결과는 해킹을 우려해 중앙서버로 가는 대신 각각의 투표기에 저장된다. 투표가 끝나면 전자투표기는 4중으로 봉인되어 6주간의 투표가 끝날 때까지 보관되다가 개표일에 일제히 봉인이 해제되어 집계를 시작한다.

 

손가락 투표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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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인증을 하는 2008 미스월드 출신 여배우, 프리얀카 초프라


인도의 선거운동이나 투표인증을 하는 유권자들을 보면 검지 손가락을 들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인도 특유의 투표완료 표시에서 유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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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선거포스터


인도는 ‘인구‘가 너무 많다 보니 제대로 인구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문제와 이중투표를 하는 통에 골치를 앓아왔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잘 지워지지 않는 특수잉크를 투표를 끝낸 사람의 손톱에 세로로 칠하는 방식이다. 이 잉크는 손톱을 뽑거나 살을 칼로 긁어내지 않는 한, 일주일 정도는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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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특수잉크를 칠하고 있는 선관위 직원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이 방법은 오늘날 유권자들에 대한 선거독려와 인도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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