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서 보라색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

현재 전 세계 국가수는 UN에 가입된 국가가 193개, 국제적인 승인을 받은 국가가 195개, IOC 회원국은 206개에 달한다.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국기에 보라색이 드문 이유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과거 보라색 염료를 만드는 재료는 귀했기에 매우 비쌌고 생산에도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2. 그런 이유로 보라색은 고귀한 왕족이나 귀족들의 색상이었다.
3. 합성염료가 개발되고도 귀족적 이미지는 금방 지워지지 않았기에 대부분 국기의 색상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4. 신생국가들도 정해진 룰처럼 국기의 색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과거 보라색 염료의 생산과정


19세기 중반까지 서양에서는 뿔소라과(Muricidae)의 일종인 뿔 고둥(Hexaplex trunculus), 대서양 고둥(Dog whelk), 무렉스 브란다리스(Bolinus brandaris),  나팔꽃조개(Helix janthina)의 점액에서 추출한 색소로만 보라색을 구현 가능했다.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1
▲ 염료의 재료들


유일한 산지는 지중해에 위치한 페니키아의 도시 티레(Tyre)였기 때문에 티리언 퍼플(Tyrian purple)이라는 색으로 불렸으며, 1g의 염료를 만드는데 무려 1만 마리의 어패류가 필요했다. 염색을 하는 과정 역시 대단히 노동집약적이었고, 엄청난 양의 소금과 2주라는 긴 기간이 소요되었기에 1464년 교황 바오로 2세(Papa Paolo II)는 추기경들의 옷은 빨간색으로 변경하며 본인의 권위를 드높였다.

 

이후 개발된 보라색 염료의 대안들은 위의 방식을 제칠만큼 저렴하지도 않고 과정도 만만치 않게 복잡했으며, 색상이 선명하지 않고 쉽게 물이 빠져 교체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

 

너무 늦어버린 합성 보라색의 출현


1856년, 런던 왕립화학대학에 다니던 18세의 젊은 화학자 윌리엄 헨리 퍼킨(William Henry Perkin)은 지도교수인 아우구스트 빌헬름 폰 호프만(August Wilhelm von Hofmann)의 지시로 말라리아 치료제로 쓸 퀴닌(quinine)의 인공합성을 연구하고 있었다.

 

퍼킨은 콜타르로부터 퀴닌 합성을 수차례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폐기물 아닐린(aniline)을 버리기 전에 알코올에 녹이자 화려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결국 그는 퀴닌 합성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실패의 산물로 선명하고 색이 잘 안 빠지는 최초의 합성 보라색을 발견한 것이다.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3
▲ 2018년 3월 12일, 구글은 퍼킨의 1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구글 두들을 선보였다.


뿔소라 수백만 마리의 목숨을 구한 퍼킨은 곧 특허를 등록하고 염색공장을 열었다. ‘아닐린 퍼플(aniline purple) 또는 ‘모브(mauve)로 알려진 이 색상은 곧 큰 인기를 끌었으며 빅토리아 여왕이 가장 좋아하는 색상 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는데 당시의 샘플이 현재까지도 색을 발하고 있을 정도로 유지력이 뛰어났다.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5
▲ 윌리엄 헨리 퍼킨(1838~1907)


하지만 보라색 직물의 대량생산이 시작되며 패션계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그 시점에서 대부분 현대국가들의 국기는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당당하게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


그렇다고 보라색 국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도미니카 연방(Commonwealth of Dominica)과 니카라과(Nicaragua)는 보라색을 사용해 개성 넘치는 국기를 선보이고 있다.

 

1. 도미니카 국기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7

• 도미니카 연방의 국기는 극작가 알윈 벌리(Alwin Bully)가 고안한 것으로 1978년 11월 3일에 공식 채택되었다.

 

• 국기의 가로 대 세로 비율은 1:2이다.

 

• 국가의 가운데에는 도미니카의 국조인 시세루 앵무(Sisserou Parrot)가 그려져 있다. 도미니카에서만 발견되는 앵무새로 개체수가 250~300마리 정도이며 야생에는 50마리 정도만이 남아있는 귀한 조류이다. 바로 이 시세루 앵무새의 머리부터 가슴까지가 보라색으로 채색되어있다.

 

• 국기 속 앵무새의 보라색은 때때로 파란색으로도 그려진다. 하지만 시세루 앵무새의 실제 색상은 보라색이다.

 

• 앵무새는 처음에는 오른쪽을 향해 앉아 있었으나 1988년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1990년 11월 3일, 별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바뀌며 현재의 국기가 되었다.

 

• 희망의 상징인 10개의 녹색 별은 10개의 교구(가톨릭 인구 61.4%)를 상징하며 각 교구는 평등함을 나타낸다. 이는 국민들을 평등을 나타내기도 하며, 중앙의 빨간 원은 도미니카 연방정부의 사회정의에 대한 헌신을 맹세한다.

 

• 노란색, 검은색, 흰색 줄무늬는 신의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십자가 형태로 그려져 신에 대한 믿음으로 기초한 나라를 의미한다.

 

• 노란 줄무늬는 태양빛과 주요 농산물인 오렌지와 레몬, 바나나를 뜻한다. 흰 줄무늬는 강과 폭포의 색상임과 동시에 민족의 순수함을 상징한다. 검은 줄무늬는 아프리카로부터의 기원(흑인 85%)을 의미하며 풍부한 식량을 내어주는 땅을 뜻하기도 한다.

 

• 배경 녹색은 섬의 울창하고 푸른 숲을 상징한다.

 

2. 니카라과 국기
각각의 국가들은 당연히 고유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보라색을 사용한 국가는 극히 일부라는 것. 9


• 1908년 9월 4일, 채택되었으나 공식 국기의 지위를 가진 것은 1971년 8월 27일이다.

 

• 현재 전 세계에서 보라색을 사용하고 있는 두 국가 중 하나로 국장 속 무지개에 보라색이 들어가 있다.

 

• 국기는 중앙아메리카 연합의 국기와 아르헨티나의 국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국장 속 5개의 화산은 당시 연합 5개국(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과의 우정을 상징한다.

 

• 삼각형은 평등, 자유의 모자(Prygiana cap)는 국가의 자유, 태양과 다가올 밝은 미래, 무지개는 평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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