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수영선수의 절도 사건

지금까지 한국이 치러낸 수많은 국제대회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으로 치러진 대회로는 88서울올림픽이 첫 손에 꼽힌다.

 

한국으로서도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한 쾌거였지만, 세계적으로도 냉전으로 대립하던 시기에 사상 최대규모의 국가가 참가하며 오래간만에 평화를 상징하는 올림픽의 역할을 한 셈이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대회가 남긴 상징적인 사건으로는 39개가 쏟아진 세계 신기록, 개최국의 이점을 누린 한국의 선전, 육상 단거리 슈퍼스타 벤 존슨의 약물 복용 등 지금도 회자되는 일들이 있었다. 이중 당시에는 대서특필되었지만 지금은 잊혀진 뉴스라면 ‘미국 수영선수 절도사건‘을 들 수 있다.

 

美 수영 2관왕의 절도


1988년 9월 24일 새벽, 서울 하얏트호텔 
JJ 마호니스 바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던 미국수영대표팀 선수와 코치 3명이 입구에 있던 30kg 무게의 사자머리 석상(시가 68만 원)을 들고 달아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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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남자수영 계주대표팀.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트로이 달베이


당시 남자수영 400m 계영과 800m 계영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딴 트로이 달베이(Troy Dalbey, 1968년생)가 사건의 주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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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상을 절도한 피의자들. 이 석상은 지금도 JJ 마호니스 바에 남아있다.(오른쪽)


석상 절도가 발각되자 피의자들은 ‘장난이었다‘며 무마하려고 했고, 용산경찰서로 온 미헌병들도 ‘이들은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며 훈방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사태는 악화되었다.

 

게다가 당시 복싱경기를 중계한 NBC의 편파보도에 더해 AP통신이 ‘벽돌 하나 훔쳤다고 구속‘이라고 왜곡보도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주한미국대사관까지 나서서 유감을 표명하였고, 미국수영협회는 사과문까지 발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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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태파악을 못하고 웃고 있는 검거된 피의자들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들은 반성의 빛을 보인다는 이유로 결국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양국의 관계를 위해 솜방망이 처분으로 넘어갔을지 몰라도, 이 사건으로 트로이 달베이의 국가대표로서의 생명은 사실상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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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보도와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1988.09.27)


폐회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먼저 귀국당한 그는 수영협회로부터 18개월의 수영대회 출전금지 징계를 당하였고, 복귀 후 국내 대회에는 출전을 했으나 더 이상 국제대회로는 복귀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불과 만 19세의 나이에 세계 신기록 두 개를 작성하며 앞날이 창창해 보였던 선수가 한순간의 일탈로 선수 활동을 접은 것이다.

 

함께 계주에 출전했던 맷 비온디(Matt Biondi)와 톰 제이거(Tom Jager)가 훗날 국제 수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을 보면 신예 트로이 달베이도 어쩌면 위대한 결과를 남겼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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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수영연맹에 사과편지를 보냈다며 청문회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모습

 

후배들의 추태로 28년만에 소환


세월이 흘러 2016 리우올림픽에서 라이언 록티(Ryan Lochte)를 비롯한 미국 수영대표선수들이 거리에서 난동을 부려놓고 이를 덮기 위해 ‘무장강도를 당했다‘는 거짓진술을 하는 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오랜만에 트로이 달베이가 뉴스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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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티 게이트’에 대해 논평하는 트로이 달베이


비슷한 사건의 선배(?)로써 그는 이 사건에 대해 논평하면서 1988년 서울에서의 절도에 대해 “제가 올림픽에 나갔을 때는 불과 19살이었고 대표선수라는 책임감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며 “행동하기 전에 생각했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늘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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