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카펫(양탄자)
‘중동’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아라비안 나이트’일 것이다. 그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서유기의 근두운처럼 등장하는 알라딘의 ‘하늘을 나는 카펫(양탄자)’. 이 카펫의 종주국이 바로 페르시아, 현재의 이란이다.
그런데 2007년, 아라비안 나이트 속의 이야기처럼 이란에서 만들어진 세계 최대 크기의 카펫이 날아서 아부다비로 가는 기적이 일어난다.
▲ 손으로 짠 세계 최대의 카펫이 비행을 앞두고 광장 앞에 펼쳐져 있는 모습.
이 거대한 카펫의 문양은 이란의 예술가인 알리 칼리키(Ali Khaliqi)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이란 북동부 호라산 주에 위치한 세 개의 마을에서 1,200명의 카펫 장인이 18개월 동안 밤낮으로 짰다고 한다.
▲ 카펫 디자이너 알리 칼리키
카펫의 크기는 경악스럽게도 5,627㎡이며 무려 22억 번의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용된 양모와 면화의 양만 해도 38톤에 달한다고 하는데, 대체 이 무지막지한 카펫은 왜 만들어진 것일까.
▲ 사람과 비교한 카펫의 엄청난 크기
엄청난 크기의 이 카펫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이슬람 모스크에서 사용하기 위해 주문제작된 것. 역시 종교의 힘은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동기가 되는 듯하다.
모스크 측은 계약을 하기 위해 중국, 인도, 네팔 등도 둘러보았으나 역시 종주국답게 제작공정의 안정성이나 경험에서 앞선 이란업체가 선정되었다. 당시 지불된 가격만 해도 무려 580만 달러에 달하는데, 제작사인 이란업체는 사업면에서 그 이상의 홍보효과가 더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엄청난 크기 탓에 러시아 국적의 비행기 두 대에 나누어 수송된,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카펫이 되어 아부다비로 향한 뒤 현재 모습은 어떻게 되었을까.
▲ 세이크 자에드 빈 술탄 알 나흐얀 모스크. 통칭 ‘아부다비의 그랜드 모스크’ 또는 ‘화이트 모스크’
카펫의 목적지는 아부다비의 세이크 자에드 빈 술탄 알 나흐얀 모스크(Sheikh Zayed Bin Sultan Al Nahayan mosaue).
크기만 보면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모스크이지만, 재력이 넘치는 아부다비답게 건설 비용은 세계 최고인 곳으로 최대 높이는 107미터, 문제의 건설 비용은 5억 4천5백만 달러에 달한다.
▲ 모스크 바닥에 깔려있는 세계 최대의 카펫.
이란산 세계 최대의 카펫은 이 모스크의 중앙기도홀에 당당하게 깔려 있다. 참고로 중앙에 보이는 샹들리에 역시 세계 최대의 샹들리에이다.
크기만 클 뿐만 아니라 색상과 문양에서 세계 최고의 예술품으로 공인받은 이 카펫의 현재 가치는 1000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