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22] 오옥엽(吳玉葉, 기생)
금이냐 옥이냐 동자삼이냐. 광무대 안에는 옥엽이로다.
고향은 어디메뇨. 경상도 창녕(昌寧) 땅.
금년이 14세라. 잘하는 것은 무엇인고. 승무, 춘향가, 방자놀음, 기타 잡가 등이라.
9세부터 대구 기생조합에서 공부하고, 11세에 경성으로 올라오는 즉시로 광무대에 매일 출연하여 다수 관객의 환영을 받는 터이라.
간간이 어리광같이 재주 피우는 것은 옥엽이의 소장이오, 관객의 칭찬하는 바이라.
▲ 오옥엽(吳玉葉)
14세 어린 몸으로 고생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근근이 벌어서 조부모의 늙은 몸을 봉양하는 것은 옥엽이의 가상한 점이라.
얼굴도 아리땁고 성품도 싹싹하여 사람을 대하면 눈에서부터 웃음을 보이는 것은 옥엽이의 태도로다.
▲ 만원관객의 광무대(1927)
“저는 전에 공부할 때에 선생의 발길에 어찌나 몹시 차였던지 그 후부터 인하여 병이 들었는데 지금은 적이 되어 항상 가슴에 매여달려 있으니, 그것이 공부한 효험인지요.”
“그 고생을 하여가면서도 공부라도 해서 지금 이렇게 이름이 났으니, 이후에도 더욱 연구하여 남에게 칭찬을 더 받고 싶습니다.”
말할 때마다 수건을 내어 입을 가리는 것은 태도를 피우는 것인가.
“아니올시다. 나는 입천정에 덧니가 둘이 나서 그것을 남들이 흉들을 보니까 감추노라고 그리하지요… 하하하하하…”
수건으로 또 한 번 입을 가렸다. 아주 버릇이 되었어.
【매일신보 1914.02.24】
– 동자삼(童子蔘): 어린아이 모양처럼 생긴 산삼
– 소장(所長): 재능이나 장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재주
– 적(積): 몸 안에 쌓인 기로 인하여 덩어리가 생겨서 아픈 병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