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98] 김덕경(金德經, 변사)

활동사진‘이라 하는 이름이 조선 지방에 수입된 지가 불과 10여 년이라 미미한 일개 소부분(小部分)에 지나지 못하더니,

 

요사이 수삼년에 이르러 시세를 쫓아 활동사진도 점점 발전되어 경성 내에도 5~6처의 활동 사진관이 생기었고, 이를 쫓아 사진 설명하는 변사도 비로소 생기게 되었음이 시세의 자연한 일이라.

 

이에 조선인의 변사에도 ‘김덕경’이라 하는 사람이 신기록을 지었도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김덕경(金德經)

 

김군은 소학교로부터 중학 정도까지 지내어 상당한 학식이 있을 뿐 아니라,

 

본래의 사령(辭令)이 좋은 사람으로 21세부터 각 활동사진관으로 다니며 설명의 직책을 맡아 유창한 어조로 혹은 높았다 낮았다 연약한 아녀자의 음성도 지으며 혹은 웅장한 대장부의 호통도 능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비록 그림이 비추이지만은 실제의 연극을 보는 듯, 또는 현장에서 그 광경을 직접 당한 것 같이 감념(感念)이 되니 이는 김덕경의 특이한 장기가 아니면 능치 못할 일이라.

 

금년은 24세로 조선의 변사가 이제 완전히 한사람이 생기었으므로, 그를 쫓아 더욱 많이 나겠지만은 김덕경은 더욱 장래가 유망하여 조선 변사계에 첫째 손가락으로 꼽으리로다.

【매일신보 1914.06.09】

– 활동사진(活動寫眞): 영화의 초창기용어. 현대의 영화와 무성영화 시대의 영화를 구분 짓는 용어로도 쓰인다.
– 소부분(小部分): 작은 부분. 원문에 ‘쇼부분’이라고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쇼(show, 볼거리)’로 보일 수도 있으나, 당시에는 영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았고 예단일백인 작성자 역시 영어를 거의 쓰지 않았다. 반면 ‘一個 小部分에 不過하다’는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었고, 위의 문장에서도 문맥상 ‘show’가 아닌 ‘작은 부분’이 의미에 맞다.
– 수삼년(數三年): 두서너 해.
– 시세(時勢): 그 당시의 세상.
– 사령(辭令):꾸미는 말. 지금으로 치면 애드리브(ad lib)에 해당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 감념(感念): 어떤 생각을 느낌.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 참고문헌:
• 每日申報. 藝壇一百人(九八).김덕경 (19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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