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장 금강공원입구교차로의 1970년대 모습
1970년대 부산 동래구 온천동(온천장)의 금강공원입구교차로를 촬영한 모습. 사진 속에 보이는 택시는 포드 코티나(Ford Cortina) 모델로, 1967년 12월 28일에 설립된 현대자동차가 포드와 제휴해 울산공장에서 조립생산한 차량이다.
또 오른쪽 ‘대중상회’의 간판을 보면 지금도 익숙한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로고가 보인다. 펩시는 1969년에, 코카콜라는 이보다 4년 앞선 1965년에 한국에 진출했다.
▲ 한산해진 같은 위치의 현재 모습
현재 이곳은 부산 상권의 변화와 인구의 감소로 한산해졌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도 붐비는 지역이었다. 휴일이면 동물원, 식물원이 연계된 금강공원으로 부산시민들이 몰려들었기에, 사진과 같이 교통 요원들이 몇 명이나 배치되어 교차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풍경은 흔한 모습이었다.
특히 금강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천주교 온천성당이 있어서 크리스마스에는 일반인에 더해 가톨릭 신도들까지 몰려들어 마치 만원버스 안을 방불케 할 정도로 도로가 인파로 꽉 들어차 이동이 힘들 지경이었다.
▲ 오랜 터줏대감인 천주교 온천성당도 지금은 재건축되었다.(2023년 7월)
다시 첫 번째 사진 중앙의 먼 곳을 보면 전통누각 같은 것이 보이는데, 1742년(영조 18년)에 지어진 부산 유형문화재 제4호 망미루(望美樓)이다.
▲ 중앙에 보이는 망미루
망미루는 원래 동래부 동헌 충신당(동래구 수안동)에 세워진 문루였으나 일제시대 시가지정리계획의 일환으로 시작된 도로확장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 2006년, 정면에서 촬영한 망미루
이에 금강원(金剛園)을 설립한 일본인 사업가 히가시하라 가지로(東原嘉次郞)가 망미루를 공원의 입구가 있는 온천장으로 옮길 것을 결심하였고, 이축이 끝난 1933년 6월 11일 오후 6시에 상량식(上樑式)을 거행한 후 오랜 기간 이곳에 머물러 왔다.
▲ 히가시하라 가지로(東原嘉次郞, 1873~?)
이후 80여 년만인 2014년에 망미루는 원래 위치로 복원이 결정되어 고유례(告由禮)를 거친 후 동래시장으로 귀환하게 된다.
한 세기에 가깝게 온천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망미루까지 옮겨짐에 따라 현재 금강공원입구교차로에서 1970년대 사진 속 모습은 도로의 형태 외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 동래부 동헌(수안동 동래시장)에 있던 시절의 망미루
▲ 1930년대, 금강공원 입구로 이전된 망미루
▲ 1936년, 망미루에 오른 일본 기생들
▲ 2014년, 망미루 복원 이전을 알리는 플래카드
▲ 2014년 4월 10일, 망미루 해체 고유례
▲ 동래시장 인근으로 복원 이전된 망미루의 현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