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채찍형은 가짜뉴스” 이란 정부와 당사자의 공식 부인
최근 국내외 언론 보도를 통해 ‘이란 사법당국이 포르투갈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채찍 99대형을 선언했다‘는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 국내 언론의 보도
그 이유는 호날두가 2023년 9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 알 나스르 소속으로 이란 페르세폴리스와의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했을 때의 일정 때문이다.
당시 호날두는 경기에 앞서 이란의 장애인 여성화가 페타메 하마미(Fatemeh Hamami)가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해 그녀와 포옹을 하고 자신을 그린 작품을 선물로 건네받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 호날두가 그의 열렬한 팬이라는 화가 페타메와 포옹하는 모습
바로 이 장면에서 이란의 율법가들이 미혼 여성과 공개적으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호날두를 간통죄로 고소했고, 이란 사법당국에서도 이를 인정해 채찍형을 내렸으며 향후 재입국 시에 이를 집행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은 최초 스페인 스포츠신문 엘 문도 데포르티보(El Mundo Deportivo), 마르카(Marca) 등을 통해 보도되었고, 이후 국내 언론에서도 이를 인용하여 보도하였으나 스페인 주재 이란 대사관은 공식적으로 “가짜뉴스“라며 부인하는 SNS 성명을 발표했다.
▲ 스페인 주재 이란 대사관의 반박 “사실 무근”
이는 이란 대사관 측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와 페타메의 만남 자체가 이란 정부와 스포츠협회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데다가, 호날두의 옆에는 정부관리들이 동행하고 있었기에 실제로 이런 심각한 법이 적용된다면 사전에 ‘절대 포옹은 하면 안되고 신체 접촉도 주의해야 한다‘라는 언질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진 촬영도 이란 기자들의 요청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온라인의 이란 국민들의 반응 역시 그의 선행에 찬사 일색이었다.
가짜뉴스를 접한 당사자 페타메 하마미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반박하는 장문의 포스팅을 게시했다.
▲ 가짜뉴스를 부인하는 페타메 하마미
한편, 채찍형을 보도하는 뉴스들은 그럴듯하게 이란의 언론사인 ‘루이다24(Rouydad24)’와 ‘샤르크 엠로즈(Sharq Emroz)’라는 곳들을 출처로 인용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는 실제로 존재하긴 하나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오히려 ‘호날두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고 이란 대사관은 이를 부인했다’라는 기사밖에 보이지 않는다.
▲ Rouydad24의 보도 : ‘인스타그램 페이지가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다’
아마도 가짜뉴스를 생성하는 SNS에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으로 치면 ‘KBS’나 ‘서울대학교’의 발표를 언급하면서 루머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스페인 신문사가 낚였고, 한국의 언론사들도 이를 인용 보도하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 Cristiano Ronaldo, ¡condenado a 99 latigazos en Irán por ‘adulterio’! – Mundo Deportivo 2023.10.13
• Iran could sentence Cristiano Ronaldo to 99 lashes… for adultery – Marca 2023.10.13
• Fatemeh Hamami instagram – @fatemehamami 2023.10.14
• Embajada de Irán en España X – @IraninSpain 2023.10.13
• اسخ رسمی ایران به ماجرای حکم شلاق برای رونالدو! – rouydad24 20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