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87] 명화(明花)
출입이 무상하고 변화가 불측한 유명한 기생은 최명화로다.
(※ 아무 때나 가도 갈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보인다는 뜻)
본래는 평양기생으로 경성에 올라온 지 며칠이 되지 못하여, 작년의 춘광은 김씨의 집 낭랑으로 지내었고 길지 못한 인연으로 무부기조합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으며,
금년 춘풍은 정씨 집의 첩으로 지내었으나 그도 몇 달인고, 불과 3~4삭 간에(서너 달 사이에) 근일 다시 친정되는 무부기조합으로 돌아왔더라.
▲ 최명화(崔明花)
나이는 19세요 얼굴은 피어오르는 꽃과 같아 과연 남자의 귀여움을 받을만하였더라.
양금 잘 치고, 소리 잘하고, 놀기 잘하는 것은 명화가 제일간다 하겠으며, 남의 흉내내기도 선수라 한번 본 것은 그대로 흉내를 내는 것이 조금도 다르지 아니한 것도 한 재조로다.
지금부터로도 연기(年期)가 아직 한참이라, 장래에 대하여 유명한 꽃이 되기는 어렵지 아니하리로다.
【매일신보, 1914년 5월 19일】
– 무상출입(無常出入): 아무 때나 거리낌 없이 드나듦
– 변화불측(變化不測): 끊임없이 달라져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음
– 춘광(春光): 봄철의 볕. 봄을 뜻한다.
– 낭랑(娘娘): 왕비나 귀족의 아내를 높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남의 아내가 되었음을 표현
– 무부기조합(無夫妓組合): 정해진 기둥서방이 없는 기생들의 단체
– 춘풍(春風): 봄철에 불어오는 바람. 봄을 뜻한다.
– 삭(朔): 달을 세는 단위
– 근일(近日): 최근, 요즈음
– 재조(才操): 무엇을 잘하는 소질과 타고난 슬기. 재주
– 연기(年期): 일 년을 단위로 하는 기간으로 나이를 의미. 본문은 기생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으로 씀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