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표장의 다양한 모습

국제적십자운동(International Red Cross and Red Crescent Movement)은 1836년 스위스 출신의 장 앙리 뒤낭(Jean Henri Dunant, 1828~1910)에 의해 창시되었고, 이는 ‘인도주의 운동’ 을 의미한다.

국제사회에는 전쟁과 자연재해 등에서 발생하는 희생자들과 난민들을 돌보기 위한 목적을 공유하는 여러 독립적 단체가 존재하는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와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이 대표적이다.

이 단체가 구급차나 병원에 내거는 적십자는 기독교의 상징이고 적신월은 이슬람교를 상징하는데, 과거 이스라엘이 유대교의 상징인 ‘마겐 다비드 아돔(Magen David Adom, 붉은 다윗의 별)’을 사용하기를 원하자 각 국가가 모두 각자 고유의 표장을 사용하기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 사용이 거부된 다양한 표장들

또 이란에 의해 1924년에 만들어진 ‘적사자 태양’ 표장은 1929년 제네바협약에서 공인되어 적십자·적신월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슬람 혁명 직후인 1980년까지만 사용되었고 현재는 적신월기만 사용하고 있다.

▲ 이란의 왕실을 상징하는 ‘적사자 태양(Red Lion and Sun)’ 표장

원래 적십자사의 표장은 어떤 종교나 국가의 상징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보호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적의 포격이나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 제네바협약에 의거하여 적십자·적신월·적수정 표장이 부여된 사람, 차량, 건물 등은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표장이 혼재한다면 혼란을 가중시키고 원래의 목적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우려로 이런 요구가 대부분 거부된 것이다.

▲ 3가지 적십자 표장

결국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2005년 12월에 국제적십자위원회는 표결을 거쳐 ‘적수정(Red crystal)’을 추가적으로 승인하였고, 사용을 각 국가의 재량에 맡겼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독자적으로 국내에서는 ‘붉은 다윗의 별’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적수정 내에 붉은 다윗의 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고집을 피우고 있다.

▲ 적수정 표장과 붉은 다윗의 별이 들어간 적수정 표장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수(2021년 현재 936만 명)의 국가인데다가, 25억 기독교 인구와 19억 무슬림 인구에 비해서 현저히 적은 유대교 신자(전 세계 1500만 명)임에도 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각국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