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한강 나룻배 전복사고

제3한강교(현재의 한남대교)가 건설되기 전, 서울시민들이 한남동에서 신사동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룻배를 타는 것이었다. 강을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등교를 하는 학생들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꼭두새벽부터 나서야 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아찔해 보이는데, 위험해 보이는 느낌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크고작은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위 사진이 촬영되고 불과 3주 후인 1962년 9월 7일 오후 1시, 한남동에서 한강을 건너던 나룻배가 전복하면서 75명의 탑승자 중 33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 한강 나룻배 전복사고 위치

전복된 나룻배의 정원은 100명이라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자전거, 리어카, 자동차 등도 잔뜩 실려 이미 적재중량 10톤을 훌쩍 넘어선 상태였다. 게다가 정확한 인원도 아니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기차나 여객선처럼 표를 발급하거나 탑승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태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시신을 수색하는 모습(좌), 사고 현장에서 오열하는 유족(우)

이날 사고는 나룻배를 밀고 가던 동력선이 200m쯤 가다가 모터에 고장이 발생하면서 멈추자 나룻배가 급류를 이기지 못하고 휩쓸려가면서 시작되었다.

한강을 속절없이 떠내려가던 나룻배는 200m 아래쪽에 설치되어 있던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國索道工業株式會社)가 설치한 케이블 근처에 다다랐다. 순간 이를 생명선이라 생각한 승객들이 일제히 붙잡고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물살이 너무 거세다보니 나룻배가 오히려 전복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었다.

▲ 나룻배가 전복된 지점의 케이블

사고 후에는 3명의 도선사 관계자와 3명의 케이블 공사현장기술자 등 6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되었다.

현재는 한남동에서 신사동까지 한남대교를 통해 자동차로 9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되었고, 당시 사고의 흔적은 물론 아슬아슬한 나룻배로 강을 오갔다는 사실도 역사 속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 현재의 한남동-신사동 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