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99)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소년병 ‘하산 장주(Hassan Jangju)’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1980년, 이란 남부 국경의 습지를 13세의 이란 소년병 하산 장주(Hassan Jangju)가 포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 이란의 소년병 하산 장주(Hassan Jangju) 【사진: Alfred Yaghobzadeh】
흙탕물을 기어가는 소년병의 처절한 모습과 페르시아어로 ‘전사‘를 의미하는 ‘장주‘라는 소년의 성은 이란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이란 정부는 이를 애국적 분위기를 일으켜 자원병을 모집하는 선전용 사진으로 사용했다.
당시 이란은 바시즈(Basij)라 불리는 민병대를 창설하여 수십만 명의 자원병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12세에 불과한 가난한 농민 어린이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지뢰를 제거하거나 인해전술(Human wave attack)에 투입되어 전쟁 중에 수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고향에서 치러진 하산 장주의 장례식
하산 장주도 동료 소년병들과 마찬가지로 1984년 2월에 벌어진 국경 전투에서 실종되었으나, 2017년 9월 5일에 기적적으로 유해가 발굴되어 34년 만에 고향 타브리즈(Tabriz)로 귀환해 장례식을 치렀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매일 저녁 하산의 식사를 빼놓지 않고 차렸다고 한다.
▲ 하산 장주의 어머니
이란 국회의장이 주재한 하산 장주의 장례식이 끝난 지 1시간 후, 어머니는 마치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아들을 따라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