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독일 잠수함 유보트(U-Boat)의 복잡한 제어장치
독일 제국 해군(Kaiserliche Marine)의 잠수함 내부의 복잡한 제어장치를 촬영한 사진. 흔히 ‘유보트‘라 불리는 잠수함 시리즈로, 1918년 3월 23일에 취역한 유보트 110(U-boat 110)이다.
독일의 조선업체 블롬 운트 포스(Blohm & Voss)가 제작한 유보트 110은 최대 41명의 장교와 승무원을 태우고 수면에서 13.3노트(24.6km/h), 수중에서 7.4노트(13.7km/h)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었으며, 항속거리는 13,740km에 달했다.
▲ 유보트 110(U-boat 110)
운용기간 중 영국 해군의 유조선 RFA 스프루콜(RFA Sprucol)을 파손시키고, 3709톤의 영국 증기상선 사우스버러호(Southborough)를 침몰시켜 3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기도 하는 등 2만 톤 이상의 선박 10척을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결국 1918년 7월 19일, 영국 해군 소속의 찰스 라이톨러(Charles Lightoller, 1874~1952) 함장이 이끄는 구축함 HMS 게리(HMS Garry)의 폭뢰 공격으로 영국 북동부 하틀풀(Hartlepool)인근의 해안에서 침몰하였다. 유보트 110은 제1차 세계대전 중 침몰한 마지막 유보트였다.
▲ 좌초한 유보트 110(U-boat 110)
자국의 상선을 무자비하게 공격해 민간인들이 사망했던 사실 때문에 영국 해군들은 수면에 떠올라 허우적거리는 유보트 110 승무원들의 항복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았고, 기관총을 무차별 발포해 전체 승무원 중 23명이 침몰과는 상관없이 영국 해군들의 손에 사망하였고 불과 9명이 생존했다.
*참고로 라이톨러 함장은 인류 해난사고 역사상 가장 큰 참사 중 하나로 회자되는 타이타닉호의 2등 항해사 출신이었다. 그는 사고 후 타이타닉의 소유업체인 화이트 스타 라인(White Star Line)을 적극 변호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빈축을 사기도 했으나 이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유보트 110을 침몰시킨 공으로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 HMS 게리(HMS Garry)
이후 인양된 유보트 110은 개조 후 영국 해군이 운용할 목적으로 견인되었으나, 1918년 11월 11일에 전쟁이 끝나면서 영국 타인강(River Tyne)에 있는 스완헌터(Swan Hunter)조선소에서 해체되어 고철로 처분되었다.
아래의 사진은 조선소로 견인된 유보트 110의 복잡한 내부를 해체하기 전에 촬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