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속인 사진 (27) 1970년대, 시리아 여성들의 화려한 패션
1970년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Damascus) 거리에서 촬영된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성들의 모습.
오늘날 중동 무슬림 국가의 여성들을 떠올리면 흔히 히잡이나 차도르를 입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에, 이 사진은 ‘지금과는 달리 과거 자유로운 옷차림과 노출을 할 수 있었던 시리아 여성들‘을 의미하는 장면으로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 무슬림 여성들의 다양한 전통 복장
하지만 극단주의 무슬림 세력에 의해 국가가 전복된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은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 여성들의 옷차림이 퇴보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주지만, 사실 시리아는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2023년 기준 시리아의 무슬림은 총인구의 87%에 달하지만, 기독교인도 10%나 되는 다민족 다종교 국가로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히잡을 쓴 여성과 평범한 옷차림의 여성이 다마스쿠스 거리를 함께 걷고 있다. (2020.08.09 / Ammar Safarjalani)
1920년대 프랑스의 식민지 시절부터 세속화된 시리아는 시대를 거스르는 이슬람화를 늘 경계해왔으며, 2010년 7월 21일에는 다마스쿠스 당국이 학생들 사이에 이슬람 극단주의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 및 사립대학에서 니캅과 같은 복장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 2018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시리아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가한 여성
시리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옷차림 역시 현지인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보수적인 농촌이나 종교적인 건물을 방문할 때는 심한 노출을 자제하기를 권하지만 무릎이나 어깨의 노출은 괜찮다고 한다.
당연히 다마스쿠스 시내와 같은 일반적인 거리에서는 히잡을 쓴 여성, 니캅을 입은 여성, 평범한 옷을 입은 여성,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시리아 국외거주자 라나 알 다이에(Rana al-Daieh)가 서구적인 복장으로 기념품 가게를 돌아보고 있다. (2022.07.31 / Yamam al Shaar)
■ 시리아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공유한 내용
(※ 한국정부는 2011년 이후 시리아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 즐거운 방문 되시길 바랍니다. 이곳에 복장 규정은 없습니다. 시리아는 카타르나 이집트처럼 보수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레바논이나 터키에 더 가깝습니다. 일부 시골 지역은 보수적이거나 종교적이고 노출이 심한 여성을 모욕할 수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아무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떤 문제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I hope you enjoy your visit. There isn’t a dress code. Syria isn’t conservative like Qatar or Egypt. We’re more comparable to Lebanon or Turkey. Where some rural region are traditional or religious and might take offence to a woman showing too much skin, while the rest are just live and let live. You won’t face any issues.
– 내가 시리아에 갔을 때 너무 신기했던 건 어떤 옷을 입어도 문제없었다는 거예요. 내 미국 친구들은 여성들이 시리아의 해변과 수영장에서 투피스 수영복(비키니)을 입는 것은 미친 짓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방문해 보니 그건 완전히 일상이었어요.
Actually what was so amazing about Syria when I used to go is you could almost wear anything you want with no issues. All my American friends thought it was crazy that women wore 2 piece bathing suits to the beach and pool but it was completely normal.
– 시리아에 복장 규정 같은 것은 없고, 반바지 또는 크롭 탑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해도 아무도 쳐다보거나 어떤 문제도 없을 것입니다. 나도 젊은 여성으로 그런 옷을 입지만 가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이상은 경험해 본 적이 없어요. 만약 여러분이 알레포(Aleppo)에 온다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There’s no such thing as a dress code in Syria, and nobody would really bat an eye or attempt to do something if you were wearing shorts or crop tops or a dress. I as a girl myself dress like that and haven’t experienced anything other than the occasional stares. If you’ll be in Aleppo I’ll show you around!
결론적으로 첫 번째 사진에 대해 ‘현재보다 자유로운 1970년대의 시리아‘라는 의미를 담는 것은 완벽하게 잘못된 정보이다. 물론 사진 속의 옷차림은 지금은 볼 수 없다. 금지되어서가 아니라 현재 입기에는 촌스러운 색상과 흘러간 디자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