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22) 1882년, 전설적인 갱 ‘제시 제임스(Jesse James)’의 무덤을 지키는 어머니
1882년, 한 노파가 피살당한 아들의 무덤 옆에 서 있다. 이 무덤의 주인은 미국 서부시대의 전설적인 갱단 두목이었던 제시 제임스(Jesse James, 1847~1882)였다.
남북전쟁 이후 은행, 열차, 관공서 등을 닥치는 대로 털며 유명세를 얻은 제시 제임스는 1882년 4월 3일, 그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것과 함께 당국으로부터 사면을 약속받은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해 뒤통수에 총을 맞고 34세의 나이에 살해되었다.
▲ 제시 제임스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
이에 그의 어머니 젤다 콜 제임스(Zerelda Cole James, 1825~1911)는 아들의 묘비에 본노의 글귀를 적어넣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추모하며 – 그는 여기에 이름을 새길 가치도 없는 배신자와 겁쟁이에게 살해당했습니다”(In Loving Memory of my Beloved Son, Murdered by a Traitor and Coward Whose Name is not Worthy to Appear Here)
※ 미국 HBO의 유명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에는 두목을 배신하고 자신들이 제시 제임스가 되려고 했던 갱단 부하들의 일화를 인용한 장면이 나온다.
극중 거대 마약조직을 운영하던 거스(Gustavo “Gus” Fring)를 주인공 월터(Walter White)가 살해했다는 소식을 접한 마이크(Mike Ehrmantraut)는 월터를 만나 아래의 대사를 날린다.
“잘 들어 월터.”
“자네가 제시 제임스를 쐈다고 해서, 그게 자네를 제시 제임스로 만들어주는 건 아니야.”
젤다는 아들을 사랑했지만 전설적인 악명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혹시나 무덤이 도굴을 당하거나 방문객으로부터 훼손될 것을 우려해 보통의 깊이보다 더 깊게 파도록 요청했다. 또한 무덤의 위치도 자신의 침실 창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정원으로 정했다.
이후 무덤은 미주리주 키어니(Kearney)로 이장되었으며, 오늘날 제시 제임스의 집과 무덤, 살해된 장소는 모두 유적지로 보존되고 있다.
▲ 미주리주 키어니(Kearney)에 위치한 제시 제임스의 무덤과 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