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오츠카 ‘THE 마신다’ 355mL 캔 생수
몇 년 전,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라는 캔 워터 제품이 해외에서 출시되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에서도 몇몇 업체에서 출시를 한 것으로 아는데, 그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오츠카에서 ‘THE 마신다‘라는 이름의 캔 생수가 출시되었다.
궁금해서 구입을 해보았는데 맛은 일반적인 물맛이다. 다만 아연 5.7mg(하루 권장량 67%)이 담겨있어서 면역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제품들과는 다른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또 금속캔은 재활용률이 87%로 매우 높은 자원이고, 유통기한도 18개월로 길다는 장점도 있다.
▲ 성분 및 영양표시
하지만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는 솔직히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널린 게 저렴한 생수이고 삼다수 500mL가 6~700원 정도인데, 355mL의 물이 캔에 담겨 있다는 이유로 1,000원 이상(24개 24000원)을 주고 구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리퀴드 데스처럼 마케팅과 입소문으로 SNS를 타고 인증 붐이 일어난다면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캔 포카리스웨트나 캔 보리차처럼 더 맛있거나 저렴한 음료수도 많지 않은가.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동아오츠카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출시된 느낌이다.
▲ ‘마신다’는 아프리카 지역명 ‘마시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게다가 휴대성도 좋지 않다. 355mL는 많지는 않지만 한 번에 다 마시기는 부담스러운 양인데, 캔 입구가 일반적인 ‘한 번 따면 똑바로 들어야 하는 형태’라 등산이나 이동을 하면서 휴대하기가 쉽지 않다.
돌려서 열고 닫는 형태의 뚜껑이나 국내 최초로 출시된 캔 워터 ‘클룹(CLOOP)’처럼 여닫을 수 있는 입구를 채택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 클룹의 편리한 계폐식 입구
이런 단점들 때문에 아무래도 ‘재난을 대비한 장기 보관용‘ 외에는 마땅한 쓰임새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500mL나 1L 정도의 대용량 제품도 함께 출시되었다면 이목도 끌고 확실히 비상용이라는 것을 내세울 수 있었을 것 같다.
일전에 썼던 ‘소련의 통조림 물‘과 마찬가지로 캔 생수는 깨질 염려도 없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없다. 업체 측은 유통기한이 18개월이라고 하고 있지만 질소충전으로 진공상태인 내부에 있는 물은 오염되지 않는 한, 10년 후에 마셔도 안전하리라고 본다. 가격이 플라스틱 생수만큼 저렴해지지 않는다면 딱 재난가방에 넣어두기 좋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