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⑪ 월남 사이공 거리의 미소녀
공산화되기 전인 1972년, 월남(베트남 공화국)의 수도 사이공(현재의 호치민) 거리에서 포착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소녀의 모습.
짧은 미니스커트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세련된 외모는 2022년의 거리에 돌아다닌다 해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과거 어느 곳의 미녀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올라오는 사진의 주인공들은 모델이거나 배우인 경우가 많다. 일전에 다룬 ‘1969년 뉴욕 거리의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떠도는 사진 속 인물들도 대부분 모델들이었다. (관련 글: 1960년대, 뉴욕 거리의 패션)
즉 이 월남소녀도 옷차림이나 사진의 구도로 볼 때 모델일 가능성이 높은데, 예상대로 그녀는 ‘호아이 미(Hoài Mỹ)’라는 영화배우이다.
▲ 1974년의 호아이 미
호아이 미는 1955년 2월 26일생으로 사진이 찍힌 1972년 당시 17세.
다음 해인 1973년에 데뷔해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원석과도 같은 신인배우였으나, 1975년 4월 30일 월남이 공산화되면서 영화계에서의 짧은 경력은 그렇게 끝났다.
▲ 미국으로 이주한 모습
이후 그녀는 미국으로 탈출해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정착하였고, 크게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터전에서도 지역의 모델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