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거대곤충의 공격을 상상한 영국 잡지
1891년부터 1950년까지 60여 년간 영국에서 간행된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은 단편소설과 각종 이슈들을 모은 종합 월간잡지였다.
스트랜드 매거진이 연재한 단편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위대한 추리작가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홈즈는 1893년 12월 출간된 ‘마지막 사건’에서 죽은 것으로 처리되었지만 독자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8년 만인 1901년 8월, ‘바스커빌 가문의 개’를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하면서 복귀했다. 당시 셜록 홈즈의 열혈팬들은 다음 편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아보기 위해 스트랜드 매거진의 사무실 밖에 긴 줄을 섰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시대였다.
▲ 1917년 스트랜드 매거진 9월호(좌) / 바스커빌 가문의 개(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표지
1909년, 스트랜드 매거진은 다소 괴이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만약 곤충이 거대해진다면?」이라는 주제로 실린 기사는 ‘단지 크기가 작은 약점만을 가진‘ 강력한 생명체인 곤충들에 대한 두려움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함께 실린 삽화 속에는 피에 굶주린 거대곤충들이 런던의 거리 곳곳에 등장해 사람들과 시설을 공격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었다.
▲ 코번트 가든(Covent Garden)을 기어 다니는 나방 유충.
▲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 근처에서 집파리의 공격을 받는 사람들.
▲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서 먹이(?)를 독으로 마비시켜 사냥하는 거미.
▲ 리버풀 거리에서 택시를 공격하는 잠자리.
▲ 세인트 제임스 스트리트(St. James’s Street)에서 날뛰는 집게벌레를 제압하러 온 런던 경찰.
스트랜드 매거진의 신선한 상상력을 본 대중들은 비현실적인 공포와 혼란을 즐겼고, 이는 오늘날 괴수영화와 돌연변이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