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을 달리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 있는 ‘에베레스트(Everest)’를 반사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이 높다는 기준은 해발고도, 지면에서 정상까지의 높이, 지구중심에서 가장 먼 지점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 에베레스트(네팔/티베트)
우선 조금씩 달라지는 에베레스트의 가장 최근(2021년 11월)에 측정된 높이는 해발 8,846.86m이다.
한반도 최고봉인 백두산의 높이가 2,744m이고 휴전선 이남의 최고봉인 한라산의 높이가 1,947m임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봉답게 상당히 놀라운 높이를 자랑하지만 ‘평균 해수면’이라는 기준을 벗어나도 과연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산기슭(지면)에서 정상까지’ 가장 높은 산, 마우나케아
▲ 눈 덮인 마우나케아(하와이)
만약 지면, 즉 산기슭에서 정상까지의 높이를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하와이의 휴화산 ‘마우나케아(Mauna Kea)’가 차지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의 최신 측정에 따르면, 마우나케아는 해발 4,207m에 불과하지만 해저에 숨겨져 있는 산기슭으로부터 측정한 높이가 무려 10,211m로 에베레스트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 마우나케아 산의 숨어있는 6,000m
이 정도 높이라면 모든 기준을 총동원해도 가장 높은 산일 것 같지만 기준을 바꾼다면 최고봉은 또 따로 있다.
‘지구 중심’에서 가장 먼 거리, 침보라소
▲ 침보라소(에콰도르)
바로 에콰도르의 최고봉인 해발 6,263m 높이의 ‘침보라소(Chimborazo)’이다.
침보라소는 전 세계 3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산이지만 해발기준을 벗어나 ‘지구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에 등극한다.
▲ 적도선에 위치하는 침보라소
알다시피 지구는 완전한 구형으로 이루어져있지 않고, 자전으로 인해 적도 부근이 튀어나온 타원형이다. 이로 인해 지구의 극지반경은 6356.75km이지만 적도반경은 6378.14km로 21.39km의 차이를 보인다.
▲ 지구 중심으로부터 에베레스트와 침보라소 정상의 거리
침보라소는 적도에서 남쪽으로 불과 1도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타원의 거의 정점에 위치해있으며, 지구중심으로부터측정된 거리는 6384.39km이다. 이는 에베레스트보다 2,150m 더 먼 거리로 ‘지구중심’이라는 기준에서는 침보라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