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자라투스트라가 뿌린 씨앗

이란 야즈드의 아바쿠(Abarkooh)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수령이 상당히 높을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사브에 아바쿠(Sarv-e Abarkooh)는 조로아스트리안 사브(Zoroastrian Sarv), 아바쿠 사이프러스(Abarkooh Cypress)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사브(Sarv)는 페르시아어로 cedar tree, 즉 삼나무(사이프러스)라는 뜻이니 읽는 방법만 다를 뿐, 의미로 보면 다 동일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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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브에 아바쿠(Sarv-e Abarkooh)


사브에 아바쿠의 높이는 
25m에 달하며 둘레는 11.5m, 가지의 넓이는 18m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런 거대한 모습으로 장수한 비결은 이곳이 사이프러스 종이 서식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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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의 위치


나무의 정확한 수령은 과학자들 간의 의견이 분분한데, 러시아 과학자 알렉산데로프(Alexanderov)의 4,000~4,500년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8천 년 이상이라는 추정도 있다. 여러 추정치들의 최소한으로 잡아도 아시아 최고(最古)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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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무의 기원설 중에는 고대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자라투스트라가 식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무의 별칭 중에 ‘조로아스트리안 사브’가 있는 이유.

 

사브에 아바쿠는 조로아스터교의 부흥과 몰락을 지켜본 것은 물론, 고대 페르시아로부터 현대 이란까지의 사건들을 함께 겪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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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세폴리스 부조 속의 사이프러스 나무


예로부터 사이프러스 나무는 사철 내내 푸른 모습으로 ‘생명나무’라고 불리며 페르시아 시대의 주요 석조물이나 직물에도 새겨져 있다. 페르시아의 시인과 예술가들은 나무를 시와 예술작품에 등장시켜 칭송하였으며, 사브에 아바쿠와 관련된 무수히 많은 민담들이 전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한때는 이 오래된 나무의 힘을 빌어 개인의 영달을 이루고자 마치 한국의 화려한 성황당처럼 사람들이 천을 묶어두거나 손상을 가하는 이기적인 행동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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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훼손하던 행위들


또한 일반적으로 고령의 나무는 흙의 상태도 중요하고 해충으로부터의 보호도 철저해야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면서 주변의 흙이 투수(透水)가 힘들 정도로 단단하게 다져졌고 미생물의 번식도 심해졌다.

 

결국 이런 부실한 관리실태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 심사에서 탈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심사 탈락이라는 결과로 인해 오히려 방치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이란 문화유산 기구에 의해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나무 주변을 정비하고 접근이 쉽지 않게 울타리와 안내표지판도 만드는 등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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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된 나무 주변


이런 세계적으로 귀한 나무를 외면한 유네스코의 판단도 아쉬운 일이지만, 자신들이 스스로 지키지 않는 가치는 결국 남들에게도 하찮은 취급을 당하게 된다는 교훈을 사브에 아바쿠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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