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늘어나는 런던-서울 비행시간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3년부터 스폰서십을 맺어왔던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Aeroflot)와의 계약을 해지하며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 2014년 맨유의 트로피투어를 주관했던 ‘아에로플로트(Aeroflot)’
이 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적항공사에 대해 영공을 내주지 않는 정책에 영국을 비롯해 서방세계가 하나둘 동참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도 즉각 영국 국적항공사에 대해 영공을 폐쇄하였으며 영국과 발을 맞춘 불가리아,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및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보복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
이제 영국 국적의 항공기가 직항노선을 통해 서울(인천국제공항)로 들어오는 시간은 얼마나 늘어나게 되는 것일까.
얼핏 지도를 보면, 직선으로 날아가던 비행노선을 터키 쪽으로 약간만 우회하면 될 것처럼 보인다.
▲ 직선 노선을 캅카스 쪽으로 살짝 내리면 될 것 같지만..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흔히 보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보기 편하게 만든 것일 뿐, 실제 지구는 둥글고 런던에서 서울(인천국제공항)로 오는 하늘길은 러시아 중심을 완전히 관통한다.
항공사 사이트에서 표를 예매할 때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의 런던(히드로 공항)-서울(인천국제공항)의 노선도가 직진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그려지는 이유다.
▲ 러시아를 관통하는 런던-인천 노선
즉 런던에서 서울까지의 거리 약 8,860km 중 러시아 영공을 지나가는 노선은 6,500km에 달한다.
이 노선을 우회하기 위해서는 4,000km 위의 북극해를 지나가거나 남쪽으로 3,000km를 우회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거리가 짧은 남쪽으로의 우회노선을 택할 경우 8,860km였던 거리가 약 11,500km로 30%가량 늘어나게 된다.
▲ 둥근 지구에서 본 직선노선과 훨씬 길어지는 우회노선
물론 이 정도는 당연히 현대의 여객기라면 문제없이 날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문제의 ‘티켓 가격’이 2~30%가량 비싸지고 비행시간도 3시간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다. 현재 런던에서 서울(인천국제공항)까지는 약 11시간이 소요되지만 이 제재가 적용된다면 14~15시간이 걸리게 된다.
아직은 영국항공등 러시아를 제재한 유럽 국적항공사에 국한되지만, 한국도 뒤늦게나마 러시아 제재동참을 선언한 만큼 대한항공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COVID 19) 팬데믹으로 인해 1988년 첫 취항한 영국항공의 런던-서울(인천국제공항)노선은 무기한 운휴된 상태이다. 실제로 경제적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제재이지만, 해외로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제재가 가해진다 해도 일반적으로는 체감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