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56) 1940년, 프린세스 스피치
2011년 3월 개봉했던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는 갑작스럽게 왕위에 오른 조지 6세(George VI, 1895~1952) 영국 국왕이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대국민 전시연설을 했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의 딸 엘리자베스 공주(엘리자베스 2세)도 2차 대전 중에 고통 받는 영국 어린이들을 위해 위로의 연설을 한 순간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아래의 사진은 1940년 10월 22일, 당시 14세의 엘리자베스 공주(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가 윈저성에서 영국 어린이들을 위한 3분 연설, 프린세스 스피치를 하기 위해 BBC 라디오의 마이크 앞에서 준비하는 모습이다.
▲ 동생 마거릿 로즈 공주(The Princess Margaret Rose, 1930~2002)가 언니의 연설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독일군의 영국 대공습(The Blitz)은 1940년 9월 7일 새벽 4시에 개시되어 57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었다.
– 관련 글: 영국 대공습의 다음날 아침
당시 영국 정부는 ‘국왕 내외와 공주들을 미국이나 캐나다로 대피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이에 엘리자베스 왕비(Elizabeth Bowes-Lyon, 1900~2002)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주들은 저와 함께가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폐하와 함께가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폐하는 결코 영국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왕비는 폭격으로 폐허가 된 여러 피해지역을 지칠 줄 모르고 방문하고 복구를 독려하면서 국민적인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왕비가 런던의 피해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두고 적국이었던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영국 군대와 국민들의 사기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엘리자베스 왕비에 대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칭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