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2023-09-04 @15:00
1950년대, 에드워드 케이티치(Edward Catich) 신부가 서기 113년에 완공된 트라야누스 기둥(Trajan’s Column)에 새겨진 비문을 신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탁본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의 가톨릭 신부였던 케이티치는 당대의 유명한 서예가이자 타이포그래퍼(폰트 디자이너)였다.
▲ 에드워드 케이티치(Edward Catich, 1906~1979)
그는 1930년대 후반부터 로마에서 신학자로 연구활동을 하면서 1970년까지 트라야누스 기둥에 있는 비문을 수없이 탁본했다.
▲ 1970년, 케이티치의 트라야누스 비문 탁본
그리고 이 서체가 끌로 새기기 전에 끝이 평평한 붓으로 획의 일부 끝을 돌출시키는 세리프 형태로 장식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론을 발표했다. 오늘날 트라얀 폰트의 기초를 만들어낸 순간인 것이다.
▲ 트라야누스 기둥과 비문
이후 1989년, 어도비(Adobe) 사의 타이포그래퍼 캐롤 트웜블리(Carol Twombly)가 케이티치 신부의 이론에 영감을 받아 이 서체를 디지털 폰트로 제작해냈다.
▲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에 사용된 트라얀 폰트
이렇게 만들어진 트라얀 폰트는 고대문자의 고급스러운 느낌에 더해 우수한 가독성과 주목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에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각종 소프트웨어와 플래카드에도 흔히 사용되며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서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