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태풍 ‘사라’에 맞선 해병대
2022년 9월 6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당초 ‘역사상 가장 강한 태풍 중 하나로 우려된다‘며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짧은 시간 내에 육상을 지나간 데다가 철저한 대비로 예상보다 큰 피해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힌남노’ (2022년 8월 31일) ⓒ NASA
하지만 부산 해안가의 상가지역을 파도가 덮치면서 발생한 피해가 확인되고 있고, 포항에서는 침수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7명의 인명피해가 나와 국민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 부산 해안가 피해모습(좌), 침수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우)
한편 침수된 포항 아파트 주자창 구조작업에 소방관들과 함께 포항에 주둔한 해병대 제1사단(사단장 임성근)이 참여하였고,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를 이끌고 폭우 속에서 시민 27명을 구조해내는 든든한 모습이 공개되며 박수를 받았다.
▲ 구조작업 중인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이에 현장지휘관인 이상석 대대장(중령)은 “군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의연한 태도로 해병대의 이미지를 높였다.
태풍 사라호와 해병대의 희생
1959년 9월 17일, 정확히 추석에 한반도를 강타한 제14호 태풍 ‘사라‘는 강한 위력과 함께 849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며 한국 기상관측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불린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대급 태풍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빠지지 않고 언급될 정도.
▲ 1959년, 태풍 ‘사라호’로 지붕만 보이는 피해지역
이때 해병대 제1사단은 형산강이 범람하자 공병대대(박동규 대위)가 출동해 17일 오후 6시경, 강에 떠내려가는 시민 7명을 구조하였다. 또 당일 밤에도 김진부 대위가 이끈 상륙장갑차대대(LVT)가 익사직전의 주민 9명을 구출해내는 활약을 펼쳤다.
태풍이 물러간 후에도 해병대 제1사단 공병대는 전 인원과 장비를 투입해 철야작업으로 단 일주일 만에 파괴된 교량과 도로 전부를 복구하여 차량통행을 가능케 하는 등 당시에도 지금처럼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었다.
▲ 해병대 제1사단 휘장
이 와중에 안타까운 희생도 있었다. 그해 11월 10일, 사라호가 일으킨 수해로 인해 많은 가옥이 유실된 경상북도 영일군(현재 포항시로 통합)의 주택공사 지원에 나선 해병대 제1사단 공병대대 소속 김문기(金文起, 32) 상사가 낭떠러지로 밀려나는 불도저를 구하려다가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김문기 상사(사후 준위로 진급)는 해병대 1기생으로 6.25 전쟁 중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해 해병이 수행한 대부분의 전투에 참가한 백전노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