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10] 난홍(蘭紅, 기생)

고향은 진주요, 방년 이십이라.

 

13세부터 진주에서 동기(童妓)로 지내다가 15세에 경성으로 올라와 오궁동(五宮洞) 김길현(金吉鉉)의 집을 처소로 정하고, 광교기생조합에서 가무를 배우는데 일취월장하는 재조는 제일 먼저 검무(劍舞)의 묘방을 얻었다.

 

그 외에 갖은 춤이며 양금, 노래, 가사, 시조, 육자배기, 흥타령 등 무불겸전하며, 어여쁜 얼굴과 손님에게 친절함은 일반 화류계에서도 칭찬받는 바이요. 얼굴과 같이 온순한 성질은 능히 접촉하는 사람의 마음을 화락케 하는 것이 난홍(蘭紅)의 특색이라.

 

그러므로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두 난홍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며 반듯한 두 어깨와 어글어글한 눈 맵시는 탕정남아의 정신을 한 번 현혹케 할지라.

 

그 외에 갖은 춤이며 양금, 노래, 가사, 시조, 육자배기, 흥타령 등 무불겸전하며, 어여쁜 얼굴과 손님에게 친절함은 일반 화류계에서도 칭찬받는 바이요. 얼굴과 같이 온순한 성질은 능히 접촉하는 사람의 마음을 화락케 하는 것이 난홍(蘭紅)의 특색이라. 1
▲ 난홍(蘭紅)

 

“제가 그중 잘하는 소리를 하란 말씀이야요? 하나 하지요.”

 

지동지서 정처 없고 도처춘풍 세월 좇아 춘종춘유야전야를 매양인 줄 알았더니, 화용이 점쇠하고 혈부가 날로 달라. 석불인가 금불인가 올연독좌가 더욱 섧구나」

 

“이 육자배기가 어떻습니까? 참 적당한 말이지요.”

 

“어렸을 때는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한 살, 두 살 먹어가면 할 일 없는 것이 이 신세올시다.”

 

어언간에 건뜻 지낸 세월이 기생 노릇으로 벌써 여덟 해를 지내었으니 그도 어지간하지 않습니까?… 이제는 그만하면 좋으련만…”

【每日申報. 藝壇一百人(十).란홍 1914.02.07.】

동기(童妓): 아직 머리를 얹지 않은 어린 기생
– 오궁동(五宮洞): 서울시 중구 예관동~충무로 4가에 걸쳐 있던 마을
– 재조(才操): 재주. 무엇을 잘하는 소질과 타고난 슬기
– 묘방(妙方): 기묘한 방법
– 무불겸전(無不兼全): 못하는 것 없이 다 갖춤
– 화락(和樂): 화평하고 즐거움
– 어글어글: 널찍널찍하여 시원스러운 모양
– 탕정남아(蕩情男兒): 방탕한 남자
– 어언간(於焉間):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
– 건뜻: 대강 지나가는 모양
– 지동지서(指東指西): 갈팡질팡
– 도처춘풍(到處春風): 가는 곳마다 봄바람. 좋은 것만 찾아다닌다는 의미
– 춘종춘유야전야(春從春遊夜專夜): 봄이면 봄놀이 따라가고 밤이면 밤시중
– 매양(每樣): 항상 그 모습
– 화용(花容):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 점쇠(漸衰): 점점 삭아감
– 혈부(血府): 맥(脈). 기운이나 힘
– 올연독좌(兀然獨坐): 홀로 단정히 앉아 있음. 독수공방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