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01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21] 옥엽(玉葉, 기생)

평양 대흥면 삼리 사창동(大興面三里司倉洞)에 알뜰하고 어여쁜 기생이 있으니 이름은 옥엽(玉葉)이요 나이는 18세라.

 

어렸을 때부터 아리따운 자색이 있으므로 보는 사람마다 사랑함을 마지아니하더니 나이 10세가 되매 그 부모가 평양 진명여학교에 입학시켜 공부하다가 14살 때부터 기생 출신을 하였는데, 옥엽의 본심이 화류계를 즐기러 나온 것이 아니라 그 부모를 공양하기 위하여 부득이 예기에 탁명하고 기생이 된 것이라.

 

가무는 별로 공부한 바 없으나 타고난 재질이 총명, 혜민하여 노래와 춤을 모르는 것이 없고, 또한 기생된 지 불과 3,4년이라 경력은 실로 박약하지마는 본성이 온순하여 대인 접객에 일면여구하므로 평양 일경에 이름이 낭자(狼藉)하였더라.

 

평양 대흥면 삼리 사창동(大興面三里司倉洞)에 알뜰하고 어여쁜 기생이 있으니 이름은 옥엽(玉葉)이요 나이는 18세라. 1
▲ 옥엽(玉葉)

 

“나는 하이칼라도 싫고, 말쑥한 건달도 싫어요. 그저 소원은 상당한 자본 가진 사람이나 유명한 실업가나 금동을 번쩍거리고 사환계에 출사하는 양반의 소실이라도 되어보면…”

 

“저를 보면 밉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요마는 나중까지 기생 노릇으로 늙게 되면 어찌하나. 항상 마음이 처량해요… 하하하.”

【매일신보 1914.02.22】

– 사창동(司倉洞): 창고가 많던 마을이라 하여 사창동이라 하였다. 현재는 폐지된 평양의 행정구역.
– 자색(姿色): 여자의 고운 얼굴이나 모습
– 평양진명여학교(平壤進明女學校):1906년, 평양애국여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하였으나 1907년에 개명하였다.
– 출신(出身): 직업에서 규정되는 사회적인 신분이나 이력. 기생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의미
– 혜민(慧敏): 재빠르고 슬기로움
– 일면여구(一面如舊): 처음 만났으나 안 지 오래된 사람처럼 친밀함
– 하이칼라(high collar):서양식 유행을 따르던 멋쟁이를 이르던 말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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