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23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27] 영월(英月, 기생)

평양에서 부자 기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박영월은 원래 평양 생장으로 아홉 살부터 기생학교에 입학하여 노래, 시조, 가사, 잡가와 입무, 승무, 검무와 거문고, 양금은 당세에 제일이요.

 

아리따운 태도와 향기로운 말소리는 보고 듣는 사람의 심혼을 어지럽게 하더라.

 

이 영월의 가장 기특한 것은 일생에 검소를 주장하여 기생 출신한 이후 10여 년간에 불소한 재산을 모아 지금은 부자 득명을 하는 터인데, 보통 인물 같으면 그렇게 힘들여 모은 재산을 심히 아끼련마는 자선심이 섬부(贍富)한 영월은 빈한한 친구의 구제를 할 때에는 금전의 다소를 불고하고 눈물을 흘리며 시행하니 진실로 자선 대가의 기생이라 칭할만하도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박영월(朴英月)

 

대개 기생의 나이 20이면 속담에 「환갑이 되어 시세가 글렀다」 하지만은 영월의 용모는 나이가 많아 갈수록 점점 교연(嬌姸)하여 작금이 일반이라 청년 남아가 뉘 아니 호탕하리오.

 

체경을 본즉, 나의 태도가 부잣집 며느리 같지만은 신분이 박하여 그러한지 오늘날까지 기생을 면치 못하였으니 참으로 한심하올시다.”

“아마도 타일(다른 날)에 좋은 인연이 있겠지.”

하고 수태가 가득한 얼굴은 동천에 돋아오는 달인가 의심.

【매일신보 1914.03.01.】

– 생장(生長): 나서 자람
– 당세(當世): 바로 이 시대. 당대
– 심혼(心魂): 마음과 혼을 아울러 이르는 말
– 불소(不少): 적지 않은
– 섬부(贍富):넉넉하고 풍부한
– 불고(不顧): 돌아보지 않고
– 교연(嬌姸): 우아하고 요염한
– 작금(昨今)이 일반(一般):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 체경(體鏡): 몸 전체를 비추어 볼 수 있는 큰 거울
– 수태(愁態): 근심스러워하는 모양
– 동천(東天): 동쪽 하늘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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