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28] 금홍(錦紅, 기생)

경상남도 진주 태생으로 이름은 금홍이라.

 

삼 년 전에 포주(抱主) 홍종찬(洪鍾燦)을 따라 경성으로 올라오니, 본래에 시골서부터 유명하던 기생으로 경성으로 올라와도 이름이 기생계에 나타나고 얼굴은 어여쁘나 손티가 많은 것이 흠절이야… 아니다.

 

귀염성스럽지, 부모도 있고 형제자매가 여러 사람으로 가정의 원만함은 남이 부러워할만하겠으나, 다만 한 가지 어려운 것은 가세가 넉넉지 못함이라.

 

금홍은 스스로 생각한 바가 있어 기생계에 투족하여 사소한 금전으로 가계에 보조하고, 또 그 아우는 여학교에 입학시켜 성공하게 하는 것은 가상하고 기특한 일이라.

 

금년이 21세이니 노래, 가사, 육자배기, 잡가 등을 잘하고 그중에는 제일 선수로 하는 것은 단가를 부르며 가야금으로 맞추는 것이라. 경향 기생 중에서 금홍같이 가야금에 익숙함은 아마도 그 짝이 없으리로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금홍(錦紅)


“저는 아무것도 특별한 재주가 없으니까 신문에 낼 자비도 못됩니다.”

 

“제가 기생 노릇을 가만히 생각하니 벌써 10년 하고 또 한해를 지내었습니다마는 아직도 멀미날 지경은 아니야요.”

 

“이왕이면 널리 광고로 좀 잘하여… 응…”

화류계의 꿀맛 같은 꿈이 금홍의 정신으로 하여금 미혹케 하는구나.

【매일신보 1914.03.03.】

– 손티: 약간 곱게 얽은 얼굴의 마맛자국. 두흔(痘痕)
– 투족(投足): 직장이나 사회에 들어섬
– 단가(短歌): ‘시조’를 달리 이르는 말
– 경향(京鄕): 서울과 시골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자비(自備):스스로 갖추거나 준비함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