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6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38] 기화(琪花, 기생)

꽃다운 얼굴은 목단화 한송이가 새로 핀 듯하고,
호리호리한 허리는 가는 버들이 봄바람을 만난 듯하고,
낭랑한 소리는 옥반에 진주를 굴리는 듯한,

 

평양기생 임기화(林琪花)는 방년 삼오(三五)에 혜민한 재질은 백기천능(百技千能)을 구비하여 시조, 가사, 노래, 잡가의 여러 가지 노래와 입무, 승무, 검무와 항장무의 여러 가지 춤을 모두 남에게 양보치 아니할뿐더러 서화 잘하고 글씨 잘 쓰고 또한 한문도 쉬운 속문은 넉넉히 하니 참으로 기생계의 희한한 인물이라 할 수 있도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임기화(林琪花)

 

본래 생장은 진남포라.

 

어렸을 때에 부친을 여의고 일곱 살에 진남포 모 여학교에 입학하여 4년간 공부하다가 11살에 평양 구동 한효원(韓孝源)이라는 사람의 집에 의탁하여 기생서재에 다니어 가무 공부를 마치고 지금은 평양 관후동에 거주하더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3
▲ 평안남도 진남포 전경(1915년)


아리따운 기화는 아직 어린아이지마는 편모를 지성으로 봉양하고 대인 접객에 온화한 성품으로 다정히 교제하니 보는 사람마다 사랑하지 않는 자 없더라.


“아! 내가 어찌하든지 어머님은 편안하게 뫼실터이요.”

“내가 상당한 재산을 모아 어머님의 외로운 신세를…”

하고 어여쁜 얼굴에 수태가 가득.

【매일신보 1915.09.27.】

– 목단화(牧丹花): 모란꽃
– 옥반(玉盤):옥돌로 만든 쟁반이나 밥상
– 삼오(三五):열다섯
– 혜민(慧敏): 재빠르고 슬기로움
– 백기천능(百技千能): 온갖 기예와 재능
– 속문(屬文): 문구를 얽어서 글을 지음
– 진남포(鎭南浦): 평안남도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 기생서재(妓生書齋): 기생학교를 칭하는 말
– 관후동(館後洞): 평양 중구역에 속한 동
– 수태(愁態): 근심스러워하는 모양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화가로서의 ‘춘사(春史)’ 임기화


기생 기화(琪花)는 그림 실력도 뛰어나 화가로도 활동한 기록이 남아있다.

 

1915년 조선총독부가 시정 5주년을 맞아 경복궁에서 개최한 조선물산공진회(朝鮮物産共進会)에서는 기생 출신의 서화가 함인숙(咸仁淑)과 임기화가 평안남도관에 머물며 매일 방문객이 요구하는 그림을 그려주었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5
▲ 공진회의 임기화와 함인숙(1915년)

 

공진회 안 평남관에 그림 그리는 두 미인과 그 손으로 휘호한 임기화의 ‘매화'(아래사진 우측), 함인숙의 ‘노안’.

매일 낮에 두 미인은 일반의 청구대로 그림을 수응(酬應)하는데 비상히 좋은 평판.

【매일신보 19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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