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살인 젖병’
빅토리아 시대(1837~1901), 영국 유아가 의자에 앉아 천진난만하게 젖병을 빨고 있다.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살인 젖병' 2 빅토리아 시대(1837~1901), 영국 유아가 의자에 앉아 천진난만하게 젖병을 빨고 있다. 1](https://earthwow.org/wp-content/uploads/2022/10/pic_001-18.webp)
이 시기의 여성들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기 위해서 끈으로 칭칭 동여맨(밴드나 지퍼, 훅, 벨크로 등이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기이다) 코르셋을 벗고 수유가 끝나면 다시 착용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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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골치 아픈 과정을 줄여주는 이 발명품은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병과 꼭지가 달려있는 고무튜브가 연결되어 아이들은 병에 담긴 모유를 외출 시나 집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편하게 수시로, 심지어 엄마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먹을 수 있었다.
또한 아이가 이런 젖병을 휴대하는 것은 엄마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처럼 여겨져 점점 유행은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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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젖병의 상품명도 ‘Mummies Darling’, ‘The Princess’, ‘Little Cherub’, ‘The Alexandria’와 같이 사랑스럽거나 우아하게 지어져 마치 품질과 안전은 보장된 것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소비자를 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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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단점은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청소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의사들은 이 젖병이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시했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살림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사벨라 비튼(Isabella Beeton, 1836~1865)이 “2~3주 정도는 젖병을 굳이 세척할 필요가 없답니다~“라는 주장을 그녀의 저서에 적으면서 여성들을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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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할 수 있듯이 이 온화한 이름의 젖병은 ‘The Killer’ 혹은 ‘The Murderer‘와 같은 살벌한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보통 입이 닿는 순간부터 세균은 쉽게 번식하기 시작하는데, 가느다란 고무튜브의 병은 말 그대로 박테리아 배양 장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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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예측을 듣지 않고 유명 살림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사용된 ‘살인 젖병‘때문에 영국의 유아사망률은 치솟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사벨라 비튼도 분만 중 ‘세균 감염‘이 원인인 산욕열로 인해 28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살인 젖병' 14 빅토리아 시대(1837~1901), 영국 유아가 의자에 앉아 천진난만하게 젖병을 빨고 있다. 13](https://earthwow.org/wp-content/uploads/2022/10/pic_007-17.webp)
이 젖병이 대유행하던 시기에 영국 유아 10명 중 2명 정도만이 그들의 두 번째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