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축구대표,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인종차별 논란
2017년 6월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8강전에서 논란의 장면이 벌어졌다.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우루과이 대표 페데리코 발베르데(Federico Valverde, 레알 마드리드)의 세리머니가 문제가 된 것인데, 그가 ‘검지로 눈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것’으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 발베르데가 논란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문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경기후 트위터를 통해 “친구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세리머니였다“고 해명하면서 오해를 일으킨 것에 대해 한국어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 X(트위터)에 올린 한글 사과문. 현재는 삭제되었다.
발베르데의 제스처는 그의 말대로 친구에게 보내는 개인적 메시지라는 해명은 사실이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인종차별’을 뜻하는 것도 맞다.
▲ 2017년 2월, 에콰도르 U-20 남미선수권에서 같은 세리머니를 펼치는 발베르데
우루과이 축구협회(AUF)에 따르면,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이전 소속팀 페냐롤(Peñarol)에서 뛰던 2015년부터 동일한 세리머니를 했으며, 친구에게 보내는 개인적 메시지라는 해명 역시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동작이 아시아인을 의미하는 제스처라는 것은 완전한 오해일까? 오해가 아니다.
▲ 문제의 친구와 함께 한 페데리코 발베르데
발베르데가 메시지를 보낸 절친은 ‘에드가르도 “치노” 라살비아(Edgardo “Chino” Lasalvia)‘
이 사람은 눈이 작아 외모가 아시아인처럼 보인다고 해서 별명이 ‘Chino(중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중국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를 흉내낸 모습일 뿐이라는 것인데, 이건 오해를 푸는 해명이 아니라 확실하게 동양인을 흉내내며 차별행위를 했다는 자백에 가깝다.
▲ 친구는 큰 감동을 받았는지 프로필 사진을 해당 세리머니 사진으로 바꿨다.
흔히 인종차별은 비하에만 국한될 뿐, 호감을 표현하고 단순히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흉내내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 부분은 국내의 스포츠 선수들도 무지에서 비롯된 비슷한 실수들을 해 잦은 논란이 일었고, 발베르데 역시 마찬가지로 멸시와 비하만이 차별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우루과이 선수들이 경기 후 단체로 비슷한 동작을 하며 사진을 찍으며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얼마간 침묵하던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우루과이에서는 ‘우리 정말 미쳤어(엄청 잘했어)‘라는 의미로 이런 행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 우루과이 선수들의 단체 기념사진
사실 선수들의 단체사진은 작은 크기로 얼핏 봤을 때는 발베르데와 같은 동작처럼 보였지만, 큰 사진으로 보면 눈을 찢는다기보다는 눈에서 떨어진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정도인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중앙의 문신투성이 선수와 맨 앞에 쪼그리고 앉은 선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5명은 한 손만 관자놀이에 대고 있는 모습으로 ‘두 손으로 눈을 찢는’ 아시아인을 흉내 내는 행동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 부분은 우루과이 축협의 해명대로 ‘잘했다’는 의미로 현지에서 정말 유행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만 하면 되겠지만,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비슷한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해프닝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