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서울 주택가의 번데기 장수

1960년대 겨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등장한 번데기 장수. 손수레 옆에 있는 가정용 설탕통에는 번데기를 담아 주는 낡은 신문이 말아져 있다.  1

1960년대 겨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등장한 번데기 장수. 손수레 옆에 있는 가정용 설탕통에는 번데기를 담아 주는 낡은 신문이 말아져 있다. 

간식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번데기는 남녀노소가 즐기는 흔한 간식이었지만 부패를 막기 위해 번데기 공장에서 나프탈렌이나 방부제를 섞어서 소매점에 넘기는 경우가 흔했고, 이런 번데기를 씻지 않고 그대로 삶아서 판매하면 손님들이 복통을 일으키기도 했다.

1960년대 겨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등장한 번데기 장수. 손수레 옆에 있는 가정용 설탕통에는 번데기를 담아 주는 낡은 신문이 말아져 있다.  3
▲ 경동시장에서 번데기를 마대에 담는 모습 【경향신문 1978.09.28】

1978년 9월 26일에는 서울 시내에서 번데기를 사 먹은 어린이 45명이 식중독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 왔고, 이 중 10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번데기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식중독의 원인은 농약으로 쓰이는 ‘파라티온‘이 묻은 마대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1960년대 겨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등장한 번데기 장수. 손수레 옆에 있는 가정용 설탕통에는 번데기를 담아 주는 낡은 신문이 말아져 있다.  5
▲ 성바오로병원에 실려온 식중독 환자들 【동아일보 1978.09.27】

이 사건으로 불량식품의 대표격이 된 번데기는 상인들이 구속되는 것과 동시에 번데기로 만든 제품은 통조림 외에는 가축사료용으로만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내 노점상이나 장터에서는 불법을 무릅쓰고 번데기를 판매하였고, 단속에 한계를 느낀 당국은 결국 1981년 5월부터는 가공처리한 번데기의 판매를 허용하였다.

1960년대 겨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등장한 번데기 장수. 손수레 옆에 있는 가정용 설탕통에는 번데기를 담아 주는 낡은 신문이 말아져 있다.  7
▲ 1980년대, 다시 등장한 번데기 노점 앞의 어린이 【조선일보 1980.11.28】

현재도 번데기는 통조림 형태로 판매되고 있지만 수요는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사진과 같이 노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경제적으로 가난했던 과거를 상징하는 추억의 간식이 되었다.


참고문헌:
• 번데기먹고 어린이 8명 숨져 – 동아일보.1978.09.27
• 번데기 먹고 어린이 絕命 – 조선일보.1978.09.27
• 번데기市販 금지 食品工場만 공급 – 동아일보.1978.09.28
• 번데기 또 登場‥「食中毒」걱정 없을까 – 조선일보.198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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