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나무로 불리는 ‘만치닐(Manchineel)’

만치닐 나무는 미국의 플로리다에서부터 바하마, 카리브해와 북중미에 분포하고 있다. 1


위 사진과 같이 나무나 잔디를 보호하기 위한 위와 같은 경고성 팻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아래의 만치닐(Manchineel)나무에 걸린 경고는 보호의 대상이 조금 다르다.

 

바로 나무가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팻말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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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치닐(Manchineel) 나무에 걸린 경고문

 

만치닐 나무는 미국의 플로리다에서부터 바하마, 카리브해와 북중미에 분포하고 있다.

 

풍성한 나뭇잎과 더불어 최대 15m까지 성장하는 가지는 자연적인 방풍림이 되어주며, 뿌리는 모래사장의 침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서 예부터 해변도시에 널리 심어졌다. 게다가 목재는 단단하고 조밀해서 원주민들이 배를 건조하거나 식민지 시대에 들어서는 가구를 만드는 데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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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가에 심어진 만치닐 나무

 

하지만 만치닐 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독’이다. 이 독은 나무의 유용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점점 만치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만치닐은 얼핏 봐서는 녹색의 잎과 작은 사과 모양의 열매가 달린, 과수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나무의 스페인 명칭은죽음의 난쟁이사과(manzanilla de la muerte)로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만치닐 나무의 몸통과 가지에서 나오는 끈적한 백색의 수액은 엄청난 독성을 함유하고 있다.

 

과거 카리브해 지역의 원주민들은 이 수액을 이용해 독화살을 만들었다. 심지어 전쟁 중에 잡힌 포로를 만치닐 나무에 묶어두는 것만으로도 느리고 고통스럽게 고문하면서 처형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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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지역 원주민

 

스페인의 정복자 후 안 폰세 데 레온(Juan Ponce de León)도 플로리다의 원주민이었던 칼루사 족(Calusa)과의 전투에서 만치닐 나무 수액으로 만든 독화살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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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화살을 맞은 ‘후 안 폰세 데 레온(Juan Ponce de León, 1460~1521)’

 

이 독은 피부에 살짝 닿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자극을 주기 때문에, 여느 나무와 같이 비를 피한답시고 만치닐 나무 아래에 있는 것도 위험하다.

 

심지어 나뭇잎이나 장작을 태우는 것도 극도로 위험하다. 발생하는 연기를 들이마시면 후두염과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연기가 눈에 들어가게 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한 독성 탓에 만치닐 나무에는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경고문이 잘 보이는 위치에 꼭 걸려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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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닐 나무의 위험을 경고하는 팻말들

 

위에서 만치닐 나무의 목재가 튼튼해서 과거에는 배나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랜 건조기간을 거쳐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했다.

 

마찬가지로 만치닐 나무의 열매도 건조과정을 거치면 독성이 크게 줄어들어서 말린 열매는 이뇨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또 자메이카에서는 이 나무를 원료로 만든 껌이 오랜 기간 다양한 성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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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라소에 있는 만치닐 숲길, 일명 ‘죽음의 길’

 

하지만 건조하지 않은 열매의 섭취는 거의 자살행위에 가까울 정도이다.

 

중앙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이구아나 중에는 만치닐 나무에 살고 있는 종도 발견되고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들은 나무와 접촉하거나 열매를 섭취하면 목숨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가끔 나무 주변에 동물들이 먹고 흘린 열매의 껍질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안전한 열매’라는 판단을 내리고 외지인들이 열매를 주워 먹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만치닐 열매를 섭취하면 입 주변 피부에 화상을 유발하며 위출혈, 기도 폐쇄, 심한 구토, 설사와 쇼크로 결국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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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에 떨어진 만치닐 나무의 열매


실제로 과거 푸에르토리코에서 이 열매를 섭취하다 사고를 당했던 모녀의 말에 따르면, 만치닐 열매는 표면에서 구아바와 비슷한 달콤한 향이 나고 쪼개면 속에서도 향긋한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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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당했던 푸에르토리코 모녀

 

당시 엄마는 딸과 함께 호기심에 과일을 살짝 깨물어 보았을 뿐인데, 30분 후 두 사람 모두 목이 타는 듯한 느낌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직감하고 병원으로 직행했고, 다행히 발 빠른 대처로 무사할 수 있었다.

 

만치닐 나무의 독성은 문학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메리카의 해적(The Buccaneers of America, 1911)’ 이라는 책을 쓴 존 에스퀘멜링(John Esquemeling)은 히스파니올라섬(현대의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경험을 책 속에 적었다.

 

그는 성가신 모기를 쫓기위해 만치닐 나무의 가지를 꺾어 부채질을 했을 뿐인데, 얼굴에 물집이 솟아오르고 엄청나게 부어올라 사흘 동안 앞을 보지 못하고 앓아 누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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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카의 해적(좌), 더블 덱스터(우)


또, 미국의 범죄 소설가 제프 린제이(Jeff Lindsay)가 쓴 덱스터의 6번째 소설인 ‘더블 덱스터(Double Dexter)’에는 덱스터와 양아들 코디가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Everglades National Park)으로 컵 스카우트 캠핑을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교관이 만치닐 나무의 위험성에 대한 열띤 강연을 하는 모습이 길게 묘사된다.

 

컵 스카우트(cub scout): 보이 스카우트에서 유년단원(8〜11세)의 단원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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