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에콰도르의 ‘라론 증후군(난쟁이)’ 마을
라론 증후군(Laron Syndrome)은 성장호르몬 수용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왜소증’으로, 전 세계에 약 300명만 보고되어 있다.
출생 당시의 체중은 정상이고 염색체 이상이나 내분비질환 등이 없어 성장호르몬 결핍증과는 다른 증상이다. 성장호르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므로 치료상 성장호르몬을 투여하여도 전혀 효과가 없어 ‘성장호르몬 저항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 라론 증후군 쌍둥이 자매
이런 희귀병을 가진 사람들 130여 명이 에콰도르 남부 피냐스(Pinas)에 함께 모여 살고 있다.
▲ 에콰도르 피냐스 위치
이들은 원래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아니었다.
1490년대 스페인에 살던 유대인들에 대한 추방령이 포고되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이들을 ‘세파르디(Sephardi) 유대인’이라고 칭하는데 에콰도르에 정착한 유대인들 중 라론 증후군이 발현되었다.
하이메 게바라-아귀르(Jaime Guevara-Agurre) 박사 연구팀은 1987년부터 이들을 모아 라론 증후군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아래는 피냐스에 거주하는 라론 증후군 환자들의 삶을 담은 사진들이다.
▲ 하이메 게바라-아귀르 박사와 라론 증후군 환자들
▲ 라론 증후군을 앓고 있는 마리아 호세 비야 비센시오(30)가 남자친구(20)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마리아 후디스 델 카르멘(75)은 월 $35의 정부지원금을 받아 어렵게 생활 중이다.
▲ 마리아 후디스 델 카르멘(75)은 불행하게도 아홉 자매 중 유일하게 라론 증후군이 발현했다.
▲ 마리아 루이와 마리아 델 시즈니 자매는 27세의 쌍둥이이다.
▲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던 15세 알렉스의 꿈은 광대이다. 라론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꿀 수 있는 꿈은 많지 않다.
▲ 마리아나 드 헤수스(47)는 평생 학교에 가본 적이 없다.
▲ 거리에서 만난 코리나(28)와 마리아 호세 비야 비센시오(30). 주변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마치 어린이들과 같다.
▲ 앵무새를 기르는 빅토르(23)
▲ 수업에 출석한 야닉(15)은 또래보다 훨씬 작은 전용 책상과 의자를 갖고 있다.
▲ 프레디(40)가 13살 동네 ‘꼬마’와 길을 걷고 있다. 왼쪽이 프레디이다.
라론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키가 120~130cm를 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어린이의 모습에 머물게 되는데, 그런 이유로 이들에게서는 암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을 발견할 수가 없다. 이들은 심각한 비만이어도 당뇨병이 나타나지 않는데, 심지어 가족력으로 암과 당뇨를 가진 난쟁이들도 예외적으로 성인병에 걸리지 않는다.
라론 증후군의 또 다른 결과는 수명 증가다. 이들의 잠재 수명은 120~140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회적인 시선과 좌절 탓인지 대부분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 그만큼의 수명에 이른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 난쟁이들은 80~85년의 평균수명을 가지는데, 이는 에콰도르의 평균수명보다도 10년 이상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