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속인 사진 (9)
원조를 얻어내기 위한 조작
2011년 7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홍수로 인해 침수된 북한의 대동강 주변의 거리 사진을 AP 통신이 인용하여 보도했다.
얼핏 봐서는 피해가 막심한 일반적인 수해 사진과 별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시민들의 옷이 물 위로는 완벽하게 건조되어 있는 점이 어딘가 이상하여 합성사진으로 의심을 받았다.
설사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무릎 위까지 오는 물살을 헤치면서 걷다 보면 머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위까지 젖어버리게 되는 것을 수많은 경험자들이 지적했고, 물과 닿는 경계 부분에도 문지른 듯한 어설픈 합성 흔적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 함께 공개된 다른 사진에도 수해지역의 석조 테이블과 벤치가 윗부분은 맑은 날의 모습처럼 바싹 마른 상태여서 모두 조작이 의심되었다.
AP 통신은 자사의 고객을 대상으로 ‘PHOTO KILL(사진 삭제)’이란 공지를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조작되었거나 실제 장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며 해당 사진의 삭제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작으로 수해 상황을 부풀려 국제원조를 늘리고, 외교관계 개선에 이용하기 위함이 크다”고 엉터리 사진을 공개한 이유를 추정했다.
완벽함을 위한 욕심
베테랑 사진기자이자 1998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 명단에도 올랐던 앨런 디트릭(Allan Detrich)은 2007년 4월에 자신의 사진들 중 적어도 79개의 작품들이 필요 이상으로 포토샵을 이용해 조작되었다는 것이 발각되었고, 이 사실을 시인한 뒤 맡고 있던 모든 직위를 사임했다.
▲ 공이 합성된 사진(좌), 원본 사진(우)
그 한 예로 오하이오주 톨레도(Toledo)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신문 블레이드(The Blade)에 실린 위의 작품은 원래 농구공이 없었지만 박진감 있는 연출을 위해 공을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레이드 측은 즉시 웹사이트에 있던 앨런 디트릭의 모든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승리에 먹칠하기
2011년 2월, 스페인 스포츠신문 아스(AS)는 프로 축구팀 아틀레틱 빌바오와 FC 바르셀로나 간의 경기에서 발생한 오프사이드가 잘못된 판정이라고 주장하는 그래픽을 인쇄신문에 실어 발행했다.
▲ 아스(AS)의 인쇄판에 보도된 정지화면과 그래픽
해당 사진 속에서 바르셀로나의 다니 알베스(Dani Alves)는 사비 에르난데스(Xavi Hernández)가 패스하는 순간, 수비라인을 완전히 앞서나가는 명백한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하고 있었다. 경기는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의 2-1 승리로 끝나는 바람에 마치 부당한 승점을 얻은 것처럼 묘사되었다.
하지만 실제 경기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오프사이드 라인에 걸려있던 빌바오 수비수가 완전히 삭제되어 있는 것이 드러났다.
▲ 실제 경기 영상 캡처
아스(AS) 측은 이 황당한 조작에 대해 “그래픽 처리과정에서의 오류“라며 웹사이트를 통해 사과했다.
실수라고 하기도 그렇고, 이렇게 금방 탄로날 일을 조작했다고 하기도 그런 아주 애매한 사건으로, 바르셀로나에 악감정을 가진 개인이 합성하여 공유한 사진을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한 것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