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66] 산옥(山玉, 기생)
경기도 수원 태생으로 8세부터 각종 가무를 연습하여 9세에 경성으로 올라와 연흥사에서 승무로 이름을 얻었고, 그 후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한가한 세월을 부모 슬하에서 보내다가 11세에 상경하여 동대문 안 광무대에서 기생으로 나왔더라.
금년은 16세라. 동탕한 얼굴이요, 애교 있는 눈맵시라.
춘향가, 이도령놀음, 사랑가, 판소리, 시조, 가사, 잡가요. 그중에도 제일 잘하는 것은 해주난봉가와 양금이라.
▲ 산옥(山玉)
지금은 그 노모를 데리고 동부(東部) 동학동(東學洞)에서 거생하며, 매일 밤이면 앵정정(櫻井町) 연기관(演技館)에서 출연하여 환영을 받는다 하며, 광무대에는 산옥이 하나로 인하여 한 광채를 더하였고 관람자를 이끄는 힘이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
그러나 산옥이는 그 노모와 함께 마음을 편안히 하고 살아가며 어린 손으로 벌어들이는 재물로 지성으로 봉양함은, 산옥으로 하여금 평생의 목적이 되리로다.
극효 극공함과 재덕을 겸비한 산옥.
【매일신보 1914.04.25】
– 연흥사(演興社): 1907년 인사동에 설립된 사설극장의 하나. 1914년 10월 8일 폐업
– 광무대(光武臺): 1898년 설립된 구극 전문극장. 1930년 화재로 해체
– 동탕(動蕩): 얼굴이 예쁘고 살집이 있다.
– 동학동(東學洞): 현재의 서울 중구 무학동
– 거생(居生):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살아감
– 앵정정(櫻井町): 서울 중구 인현동 1가, 2가의 일제시대 명칭
– 연기관(演技館): 을지로 3가 근처에 있던 황금유원지 안의 일본인 소유 극장
– 극효(克孝): 어버이를 잘 섬김
– 극공(極恭): 아주 공손함
– 재덕겸비(才德兼備): 재주와 덕행을 함께 갖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