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01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81] 경심(瓊心, 기생)

평양 기생 홍경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터이라.

방년이 20세인데 본시 평양 태생으로 열한 살부터 기생이 되어 시조, 가사, 노래, 잡가와 승무, 검무를 다 배워가지고 화류계에 출신하였는데,

실팍한 얼굴의 연분홍색 같은 살빛은 한 폭의 목단화가 새로이 핀듯하고, 청탁고하를 자유자재로 하는 목소리는 무슨 가곡이던지 한번 부를 때에는 사람의 간장을 녹이는도다.

이러므로 이름이 평양 일경에 낭자하였으니 청년남아가 한번 데리고 놀기를 원하는 바이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홍경심(洪瓊心)


경심의 가장 잘하는 장기는 수심가라.

입을 열어 애원성을 끌어 내는데 그가에(그 길로) 하였으되,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3
▲ 모란봉 청류벽(淸流壁) 설경


「독수공방 심난하여 달그림자 벗을 삼아 사뿐 걷는 걸음 만수대를 올라서니,

대동강수 맑은 물은 청류벽을 돌아들고 모란봉에 부는 바람 을밀대 넘어온다.

우리의 알뜰하고 다정하고 잊지 못할 정파는 어디 가서 화조월석을 재미있게 지내는지
이내 몸 찾아 반길 줄을 전혀 잊었나 보구나.」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5
▲ 모란봉 청류벽(淸流壁) 단풍

이렇듯 불러 낼 적에 눈물을 가랑가랑 머금은 태도는 아마도 이별에 여윈 몸인 듯싶더라.

 

• “아- 세상에 못할 것은 다만 기생 노릇 하는 것인 줄 아오… 기생이라는 것은 이별 많고, 눈물 많고, 수심 그칠 날이 없답니다.”

【매일신보 1914.05.10】

– 출신(出身):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거나 벼슬길에 나섬
– 실팍한: 사람의 얼굴이나 생김새가 실하거나 참한
– 목단화(牧丹花): 모란꽃
– 청탁고하(淸濁高下): 맑고 탁한 음색, 높고 낮은음
– 일경(一境): 한 나라. 또는 어떤 곳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
– 낭자하다(狼藉하다): (소문, 명성 등이) 요란하다.
– 애원성(哀怨聲): 슬프게 원망하는 소리
– 그가에(그街에): 그 길로. 곧바로
– 만수대(萬壽臺): 평양 대동강 오른쪽 연안에 위치한 언덕으로 해발 60m
– 청류벽(淸流壁): 평양 모란봉 동쪽의 대동강 기슭에 있는 벼랑. 본문은 청두벽으로 잘못 기재됨
– 을밀대(乙密臺): 평양 중구역에 있는 삼국시대 고구려의 누각
– 정파(情波): [북한어] 인정이나 사랑의 정이 실려 가는 물결
– 화조월석(花朝月夕): 꽃 피는 아침과 달 밝은 밤. 경치가 좋은 시절
– 가랑가랑: 눈에 눈물이 넘칠 듯이 가득 괸 모양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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