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키가 큰 동물’ 기린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들
새끼 기린의 낮은 생존율
기린은 일단 번식이 느리다.
임신기간은 15개월 정도로 긴 편이며 출산 시 큰 키 때문에 위험이 따른다. 세상 밖으로 나오는 새끼는 마치 절벽과도 같은 2m 높이에서 어미로부터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생존하려면 어깨가 땅에 닿아야 한다. 만약 목 쪽으로 떨어지면 새끼는 세상에 나오는 즉시 목이 부러져 사망할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새끼의 절반이 사망하고, 살아남더라도 다친 경우는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1년 뒤에도 생존하는 새끼는 25%에 불과하다.
▲ 무사히 태어난 새끼를 핥아주는 어미 기린
기린의 사타구니는 새들의 쉼터
거대한 기린의 사타구니는 한적하고 따뜻해서 추위를 피하는 새들이 밤을 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준다.
물론 이는 공짜가 아니다. 기린의 사타구니에 머무는 동안 소등쪼기새류(oxpeckers)의 새들은 진드기, 벼룩, 파리와 같은 해충을 먹어버리기 때문에 서로 공생관계이다.
▲ 기린의 사타니에 붙어있는 붉은부리소등쪼기새
기린은 육식도 한다?
기린은 절대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냥을 하지 않을 뿐 육식은 가끔 한다.
이는 기린뿐만이 아니라 유제류(有蹄類, 발굽이 있는 포유류)들은 대부분 닭, 도마뱀 등 죽어있는 동물들의 사체를 먹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 누(Gnu)의 사체를 먹는 기린
완전한 초식동물도 육류에서만 발견되는 미량의 영양소가 필요하고, 특히나 기린은 덩치가 크고 빠른 성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의 사체를 지나치지 않고 먹는 경우가 있다.
▲ 누의 사체를 뜯어 먹고 던지는 기린 무리
천적은 인간뿐인 기린
6m에 달하는 기린을 감히 공격하는 유일한 짐승은 ‘백수의 왕’ 사자이다.
하지만 극히 희박한 확률로 성공하는 사례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기린의 정확한 발굽 공격에 사자는 나동그라지고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사자들이 주로 노리는 기린은 어미가 방어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공격당하는 새끼 기린이다.
▲ 새끼 기린을 노리고 어미를 공격하는 사자 무리
이 밖에 기린에게 유일한 천적은 인간으로, 한 마리의 기린은 큰 덩치답게 부족민 전체를 먹일 수 있는 양(300kg)의 고기가 나온다.
현재는 아프리카 국립공원의 몇몇 식당에서 합법적으로 기린 고기가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거칠고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이 사슴고기와 비슷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