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06) 1938년,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여성’의 차력쇼
1938년, 미국의 여성 보디빌더 렐나 브루어 맥레이(Relna Brewer McRae)가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해변에서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갈기갈기 찢는 차력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1919년 11월 5일생인 렐나는 어린 시절 유행하던 독감에 걸린 가족들을 돌보다가 뜨거운 물을 엎질러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를 겪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린 동생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지자 체조선수였던 오빠가 재활을 위해 체조를 권유하면서 그녀는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 157.5cm, 52킬로의 몸에서 나오는 괴력
체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데 능숙해진 렐나는 그길로 스턴트우먼이라는 직업을 택했으며, 젊은 나이와 금발의 귀여운 외모로 할리우드에서 수많은 여배우들의 대역을 맡기도 하였다.
이후 근육이 붙고 점점 힘이 세지면서 사진과 같이 해변에서 전화번호부 찢기나 철근을 구부리는 등의 묘기를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여성(The World’s Strongest Woman)’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현재 보디빌더들의 성지인 머슬비치(Muscle Beach)의 발상으로 이어졌다.
▲ 동료 보디빌더 퍼지 스탁턴(Pudgy Stockton, 1919~2006)과 함께 공연하는 렐나 브루어 맥레이(우)
2010년, 로스앤젤레스시 당국은 머슬비치 베니스에서 열린 보디빌딩 대회에 92세의 렐나 브루어 맥레이를 초대해 감사장을 수여했다. 그녀는 앞서 2009년 머슬비치 베니스 명예의 전당(Muscle Beach Venice Bodybuilding Hall of Fame)에 헌액되기도 하는 등 오늘날 머슬비치의 유명세에 큰 기여를 한 것을 인정받았다.
▲ 2010년, 감사장을 받는 92세의 렐나 브루어 맥레이(Relna Brewer McRae). 2017년 6월 30일에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