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24) 1964 뉴욕세계박람회에 등장한 ‘타이어 관람차’
1964년, 미국 뉴욕 퀸스(Queens)의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Flushing Meadows Corona Park)에서 열린 뉴욕세계박람회(1964 New York World’s Fair)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는 유니로얄(Uniroyal, Inc.)에서 만든 타이어 모양의 대형관람차 ‘유니로얄 자이언트 타이어(Uniroyal Giant Tire)’였다.
▲ 유니로얄 자이언트 타이어(Uniroyal Giant Tire)와 매표소 주변의 인파
75만 달러(2024년 현재가치 약 760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관람차는 ‘자이언트’라는 명칭답게 직경이 24.4m에 무게는 11톤에 달했으며, 7.3m의 콘크리트와 강철로 고정되어 허리케인과 같은 강풍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고무로 제작된 타이어처럼 보였지만, 실은 유니로얄이 개발한 유리섬유로 강화된 폴리에스테르 수지로 만들어져 뛰어난 난연성으로 화재에도 안전했다.
▲ 1964 뉴욕세계박람회 전시장 전경
타이어 관람차는 각각 최대 4명을 태울 수 있는 24개의 곤돌라가 달려서 한 번에 총 96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었는데, 당시 영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1929~1994)와 이란의 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Mohammad Reza Pahlavi, 1919~1980)와 같은 유명인도 탑승하는 등 박람회 기간 중 총 200만 명이 탑승하며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박람회 종료 후 관람차 철거비용에 3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유니로얄 측은 뉴욕시나 원하는 곳에 관람차를 기증할 뜻을 밝혔으나, 이제는 거대한 짐덩어리가 된 물건을 맡으려 하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 타이어 트레드까지 완벽하게 구현된 ‘유니로얄 자이언트 타이어’
결국 갈 곳이 없어진 유니로얄 자이언트 타이어는 해체되었으나, 1966년 경에 유니로얄(Uniroyal, Inc.)의 본사가 있는 디트로이트 교외 앨런 파크(Allen Park)에서 재조립되었다.
이후 오늘날까지도 찬란했던 뉴욕박람회를 추억하는 역사적 유물이자 디트로이트의 랜드마크로 남아있으며, 또한 인류 역사상 타이어 형태로 제작된 모델 중 가장 큰 구조물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 미시간주 앨런 파크의 94번 주간고속도로에 설치된 유니로얄 자이언트 타이어 ©Brandy Baker 201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