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미국으로 간 ‘소련 우주견’의 후손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1


1960년 8월 20일, 소련의 코라블-스푸트니크 2호(Korabl-Sputnik 2: 서방에서는 스푸트니크 5호로 불린다) 우주선에 탑승해 지구를 17바퀴 돌고, 25시간 후에 성공적으로 귀환한 우주견(Space dog) 벨카(Belka, Белка)와 스트렐카(Strelka, Стрелка)가 연구원들에 의해 기체에서 꺼내지고 있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이 개들은 지구궤도를 돈 다음 ‘살아서‘ 지구로 귀환한 첫 번째 생명체로 기록되었는데, 즉 이전까지는 수많은 동물들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고열을 견디지 못하고 귀환에 실패하였던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였던 코라블-스푸트니크 2호의 우주견들은 정밀검진 결과도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3
▲ 소련의 기념우표로 만들어진 사진

 

소련은 이후 스트렐카가 낳은 새끼 중 한 마리인 ‘푸신카(Pushinka)’를 1961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미국과의 정상회담 이후 존 F. 케네디 대통령(John F. Kennedy, 1917~1963)에게 우호의 선물로 보내기도 하였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5
▲ 새끼 6마리를 낳은 스트렐카. 이 중 한 마리가 미국으로 보내졌다.

 

다만 냉전시대였기 때문에 푸신카는 케네디 대통령에게 전달되기 전에 CIA의 주관하에 몸 속에 도청장치나 폭발물이 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검사를 받아야 하기도 했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7
▲ 미국 입국을 위해 임시로 발급된 푸신카의 여권

 

검사를 통과한 푸신카는 백악관 가족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으며, 케네디 대통령의 애견이었던 웰시 테리어종 ‘찰리(Charlie)’와 짝을 맺었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9
▲ 푸신카와 케네디 대통령의 개 ‘찰리(Charlie)’


당시 ‘냉전의 로맨스‘라는 묘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찰리와 푸신카는 4마리의 소련계-미국 강아지들을 낳았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11
▲ 백악관 잔디밭의 푸신카와 강아지들


이 귀여운 강아지들은 세간의 관심을 독차지했고, 입양에 대한 문의가 미국 국민들로부터 빗발쳤다. 이중 두 마리가 중서부의 가정으로 입양되었고, 나머지 두 마리는 뉴욕 스케노 섬(Skenoh Island)의 케네디 저택에서 더 성장한 후 지인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케네디 대통령이 1963년에 비극적으로 암살되자 주인을 잃은 푸신카는 대통령 다음으로 친밀했을 백악관의 정원사에게 주어졌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13
▲ 백악관 정원사와 푸신카


푸신카는 또 한 번 새끼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후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백악관으로부터 입양된 반려견’을 소홀히 다루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 어딘가에는 현재도 분명 소련 우주견들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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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대통령이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에게 보낸 감사편지

케네디 전문가인 역사학자 마틴 샌들러(Martin Sandler) 박사는 벨카와 스트렐카가 남긴 업적은 소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냉전시대에는 실제로 ‘쿠바 미사일 위기’와 같이 핵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푸신카와 같은 선물을 통해 이어진 미소 양국의 작은 소통이 현재 인류가 지구상에 남아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사진 속에서 먼저 나와 풀숲에 누워있는 것이 벨카(수컷)이고, 우주선에서 막 꺼내고 있는 것이 스트렐카(암컷)이다. 17
모스크바 우주박물관에 박제로 남아있는 벨카와 스트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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