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서울 거리의 번데기 리어카와 영화 ‘조약돌’ 포스터
1975년 12월 초, 서울의 거리에서 리어카를 끌고 나온 노점상이 손님에게 번데기를 담아주고 있다(사진: 송호창). 갱지(更紙)나 신문지에 담아주는 번데기의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
번데기는 과거 흔한 간식이면서도 삶거나 가공하는 과정이 비위생적이어서 불량식품으로 취급받았다. 특히 1978년에는 집단식중독 사건으로 어린이 10명이 사망하면서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이후 조사에 따르면 맹독성 농약인 파라티온(Parathion)이 묻어있던 마대에 번데기를 담아 유통한 것이 원인이었다.
한편 사진 속 번데기 노점상이 있는 곳은 극장가인지 리어카 옆에는 1975년 12월 20일에 개봉한 이상언(李尙彥, 1937~1993) 감독의 영화 ‘조약돌‘ 포스터가 붙어있다.
▲ 영화 ‘조약돌(1975)’포스터
영화 ‘조약돌’에는 백일섭(白一燮), 김형자(金炯子), 허장강(許長江), 이향(李鄕)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허장강(許長江, 1925~1975)의 유작이자 김형자의 데뷔작이기도 하였으며, 김형자는 ‘조약돌’로 1976년 제1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함께 출연한 이향(李鄕, 1914~1991)은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신‘을 연기했던 배우로, 그룹 H.O.T 출신의 가수 문희준(文熙晙)의 외조부이다.
▲ 이향은 윤인자(尹仁子, 1923~2012)와 영화 ‘운명의 손(1954)’에서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장면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