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35) 19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가족의 쓸쓸한 뒷모습
1998년 8월 18일, 빌 클린턴(Bill Clinton)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딸 첼시(Chelsea)와 반려견 버디(Buddy)가 메사추세츠주의 마서스비니어드(Martha’s Vineyard) 섬으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백악관 잔디밭을 가로질러 대기중인 헬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 Roberto Borea】
얼핏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이지만 딸을 사이에 두고 부부가 떨어져 있는 데, 이는 당시 빌 클린턴이 모니카 르윈스키(Monica Lewinsky)라는 백악관 출신 여성직원과 성추문에 휩싸인 상황 때문이었다.
미국의 제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은 재임기간 중 여러 차례 여성들과의 스캔들에 휘말렸다. 일련의 사건들을 빌 클린턴의 ‘지퍼게이트(Zippergate)’라고 일컫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르윈스키 게이트(Lewinskygate)’이다.
▲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모니카 르윈스키와 빌 클린턴 대통령
1994년 5월,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이던 시절에 주 정부의 직원으로 근무했던 폴라 존스(Paula Jones)라는 여성은 클린턴이 직위를 이용한 강제적인 성행위를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건다.
폴라 존스 측이 1998년에 치러진 재판에서 요구한 증인이 바로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Monica Lewinsky)였다.
▲ 폴라 존스(Paula Jones)
거론된 모니카 르윈스키는 폴라 존스의 재판에서 클린턴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무급인턴으로 일하던 1995년에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성관계를 요구받고 18개월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었다“라는 말을 동료 직원이었던 린다 트립에게 털어놓았던 사실이 추후에 밝혀졌다.
▲ 1998년 2월 5일, 모니카 르윈스키가 그녀의 양모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식당을 나서면서 몰려든 언론을 뿌리치고 있다. ©Nick Ut/AP
결국 르윈스키는 재판에서 위증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대한 면책 대가로 연방 대배심에서 대통령과의 관계를 사실로 증언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빌 클린턴은 관계를 극구 부인했지만 집요한 추적 끝에 진실이 줄줄이 터져 나오자 탄핵 직전까지 몰렸고, 1998년 8월 17일에는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 ‘르윈스키 게이트’ 수사 중 수집된 증거품. 르윈스키의 청색 드레스에는 클린턴의 체액이 묻었다는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동부 표준시: 오후 10시 4분
오늘 오후, 이 방, 이 의자에서, 저는 독립 검사와 대배심 앞에서 증언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했고, 그 질문에는 미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도 대답하고 싶어 하지 않을 사생활에 대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의 모든 공적이고 사적인 행동들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제가 여러분께 오늘 밤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1월에 있었던 증언에서, 저는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 대답은 법적으로는 정확했지만, 자발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실, 저는 미스 르윈스키와 적절하지 못한 관계를 가졌습니다. 사실상, 그것은 잘못이었습니다. 그것은 치명적인 판단 착오였으며, 외로우며 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개인적 부적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대배심에 증언했고, 지금 여러분께서 말씀드리지만, 저는 누구에게도 거짓말을 하거나, 증거를 숨기거나 인멸하거나 하는, 여타 불법적 행위를 요청한 적은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한 제 공식적 발언들과 침묵으로 잘못된 인상을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기만했고, 제 아내도 기만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깊이 후회합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동기가 되었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로, 제 자신의 행실로 인한 치욕에서 제 자신을 보호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또한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매우 염려스러웠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이 정치적으로 기인한 소송에서 나온 질문들이라는 사실, 그 소송은 결국 기각되었지만, 그 사실도 고려되었습니다.
덧붙여, 저는 독립 검사의 수사가 20년 전의 사적인 사업 거래에서부터 시작된 것에 대해 실질적이고 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거래에 대해 부언하자면, 독립 연방기구는 2년간의 저와 제 아내의 2년간의 어떠한 부정의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독립 검사의 수사는 제 직원들과 동료들에게로 옮겨졌고, 그 뒤에는 제 사생활 쪽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수사는 그 자체가 수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 오래 계속되었으며, 자금을 낭비하고 많은 죄 없는 이들을 상처 입혔습니다.
지금 이 문제는 저와 제가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 ―제 아내와 저희 딸 ―, 그리고 우리의 하나님 사이에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바르게 돌려놓아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적인 일이며, 저는 제 가정을 위해서 제 가정의 생명을 되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희 외의 사람들의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에게도 사생활은 있습니다. 이제는 개인적 잘못을 추적하거나 사생활을 캐는 일은 그만두고 국민의 생활로 돌아갈 때입니다.
우리나라는 이 문제를 너무 오래 끌어왔고, 저는 여기서 제가 져야 할 모든 책임을 집니다.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 사실, 떠나야 했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우리는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고 ― 붙잡아야 할 참된 기회가 있고, 해결해야 할 실질적 문제가 있으며, 직면한 안보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저는 과거 7달 동안의 구경거리에서 국가적 담화의 구조의 수리로 돌아서고, 다음 미국의 세기에 대한 도전과 약속에 관심을 되돌려 달라고 여러분들께 요청합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 연방 대배심 증언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기 직전에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not appropriate)’행동을 했다고 인정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 ©Luke Frazza/AFP
(아래는 원문)
“Good evening.
This afternoon in this room, from this chair, I testified before the Office of Independent Counsel and the grand jury.
I answered their questions truthfully, including questions about my private life, questions no American citizen would ever want to answer.
Still, I must take complete responsibility for all my actions, both public and private. And that is why I am speaking to you tonight.
As you know, in a deposition in January, I was asked questions about my relationship with Monica Lewinsky. While my answers were legally accurate, I did not volunteer information.
Indeed, I did have a relationship with Miss Lewinsky that was not appropriate. In fact, it was wrong. It constituted a critical lapse in judgment and a personal failure on my part for which I am solely and completely responsible.
But I told the grand jury today and I say to you now that at no time did I ask anyone to lie, to hide or destroy evidence or to take any other unlawful action.
I know that my public comments and my silence about this matter gave a false impression. I misled people, including even my wife. I deeply regret that.
I can only tell you I was motivated by many factors. First, by a desire to protect myself from the embarrassment of my own conduct.
I was also very concerned about protecting my family. The fact that these questions were being asked in a politically inspired lawsuit, which has since been dismissed, was a consideration, too.
In addition, I had real and serious concerns about an independent counsel investigation that began with private business dealings 20 years ago, dealings I might add about which an independent federal agency found no evidence of any wrongdoing by me or my wife over two years ago.
The independent counsel investigation moved on to my staff and friends, then into my private life. And now the investigation itself is under investigation.
This has gone on too long, cost too much and hurt too many innocent people.
Now, this matter is between me, the two people I love most — my wife and our daughter — and our God. I must put it right, and I am prepared to do whatever it takes to do so.
Nothing is more important to me personally. But it is private, and I intend to reclaim my family life for my family. It’s nobody’s business but ours.
Even presidents have private lives. It is time to stop the pursuit of personal destruction and the prying into private lives and get on with our national life.
Our country has been distracted by this matter for too long, and I take my responsibility for my part in all of this. That is all I can do.
Now it is time — in fact, it is past time to move on.
We have important work to do — real opportunities to seize, real problems to solve, real security matters to face.
And so tonight, I ask you to turn away from the spectacle of the past seven months, to repair the fabric of our national discourse, and to return our attention to all the challenges and all the promise of the next American century.
Thank you for watching. And good night.”
처음에 나온 사진이 바로 사과성명을 발표한 다음날에 포착된 가족들의 모습이다. 훗날 아내 힐러리 클린턴은 당시의 심경에 대해 “남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1999년 2월 12일, 미국 헌정 사상 131년 만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가 진행되었다. 결과는 부결되며 빌 클린턴은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20001년 1월까지 임기를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피했다.
▲ 1998년 12월, 탄핵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백악관에서 감사를 표시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을 힐러리 클린턴이 바라보고 있다. ©Susan Wa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