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 ‘지옥의 문’ 진화에 착수

투르크메니스탄 랜드마크 ‘지옥의 문’ 진화 명령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인들에게는 ‘스탄 국가들 중 하나’ 정도로 인식되어있는 나라.

소련의 오랜 지배로 인해 자국의 문화나 전통이 많이 말살되었기에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서 팬데믹이 오기 전인 2019년에도 불과 14,438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았을 정도로 관광산업은 위축되어있다.

 

그런 곳에서 방문자들이 찾았던 희귀한 명소 중의 하나가 ‘지옥의 문(Gates of Hell)’이라고 불리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1
▲ 직경 69m, 깊이 30m에 달하는 ‘지옥의 문’


‘지옥의 문’은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카라쿰(Karakum) 사막 중부의 다르바자 마을에 있다. 원래 지역의 명칭을 따서 다르바자 가스 분화구(Darvaza Gas Crater)라고 칭해졌으며, ‘지옥의 문’은 현지 주민들이 붙인 이름이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3
▲ ‘지옥의 문’ 위치


그나마 투르크메니스탄을 연상시킬 수 있는 랜드마크라고 할만한 곳이지만, 지난 1월 7일 정부 회의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Gurbanguly Berdimuhamedow) 대통령은 석유와 가스를 담당하는 부총리 샤힘 압드라마노프(Shahym Abdrahmanov)에게 “지옥의 문을 진화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5
▲ ‘지옥의 문’ 내부모습. 화염은 10~15m를 치솟기도 한다.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진 만큼 일사불란하게 과학자들을 포함한 위원회가 소집되어 불을 완전히 진화할 방법을 찾게 될 것이며, 여의치 않으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연소시킬 방법을 연구하게 된다.

 

가스전 붕괴로 인해 생겨난 ‘지옥의 문’


사실 ‘지옥의 문’은 수백, 수천 년 된 자연현상이 아니라 소련 시절 지질탐사의 실패로 인해 생겨난 부산물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1971년 카라쿰 사막에서 발견된 천연가스전 위에 건설된 시추 시설과 캠프가 갑자기 붕괴하는 사고로 분화구(싱크홀)가 생겨났다. 그 후 불이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는 기록이 없는 관계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7
▲ 천연가스전 붕괴로 생겨난 싱크홀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누출되는 유독가스가 확산되면 지역주민들과 가축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소련의 지질학자들이 가스를 빠르게 연소시키고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9
▲ 카라쿰 사막은 연중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 중 하나이다.


당초 이들은 며칠에서 몇 주 정도면 불이 꺼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누출되는 가스가 분화구에 계속 축척된 데다가 가스 매장량도 상당했기에 지금까지 50여 년을 타올랐고, 앞으로도 얼마나 긴 세월을 지속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11
▲ ‘지옥의 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비슷한 형태의 폐쇄된 가스전이 있다. 이곳의 가스압력은 약해서 평범한 분화구로 남았다.


‘지옥의 문’을 진화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4월에도 구르반굴리 대통령은 천연가스가 쓸데없이 낭비되고 환경을 파괴한다며 불을 끄라고 지시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2013년 분화구가 있는 카라쿰 사막 일대를 자연보호구역으로 선포하면서 정부의 관리하에 면밀히 감독해왔으며, 2021년 11월부터는 정부 허가 없이 ‘지옥의 문’을 방문하는 것이 금지된 상태이다.

 

정작 꺼뜨려야 할 ‘독재의 불’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시급히 진화되어야 할 것은 ‘지옥의 문’보다는 ‘독재정치와 우상화 정책’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늘 거론되며, 언론자유지수는 178개국 중 176위에 위치한다.(국경 없는 기자 자료 기준)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1940~2006) 초대 대통령은 사막에 얼음궁전을 지으라고 하는가 하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의사나 교사들을 추방하고 자신의 자서전을 경전처럼 사용하는 등 기이한 정책을 일삼아 과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그 뒤를 이어받은 것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이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13
▲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황금동상


발전된 모습을 기대한 국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그 역시 자신의 황금동상을 세웠다.

 

흰색을 좋아해 수도의 건물들을 하얗게 칠하는가 하면, 흰색 차량만을 허용하라는 지시로 국민들이 차를 하얀색으로 칠하게 만드는 불편을 초래하는 등 국가를 개인적 취향으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길한 느낌 탓인지 투르크메니스탄 내에서의 공식명은 '카라쿰의 빛(Shining of the Karakum)'으로 변경되었다. 15
▲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알라바이(Alabai)견을 선물하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이 개의 황금동상을 세우고 기념일을 제정했다.


게다가 자신의 일대기를 각종 시험에 출제하고 좋아하는 개를 위한 기념일을 만드는 등, 전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지옥의 문’ 못지않은 ‘독재의 불’이 30년째 불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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