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직후, LIFE 표지에 등장한 미군들의 운명
아래의 사진은 6.25 전쟁 자료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1950년 7월 31일 자 「라이프(LIFE)」 지의 표지 사진이다.
이 사진을 찍은 후 사진 속의 군인들은 어떤 운명을 겪었을까. 이들은 모두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갔을까.
▲ 1950년 7월 31일 LIFE 지
표지로 사용된 원본사진에는 총 다섯 명의 미군이 등장한다. 이들은 미군 제24사단 34보병연대 소속으로 1950년 7월 2일에 2,000명의 부대원과 함께 일본에서 한국으로 급파되었고,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벌어진 대전 전투에 참전하였다.
▲ 표지의 원본 사진 | Carl Mydans
우선 표지의 주 모델로 가장 크게 잡힌 인물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군인으로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루이스 렙코 주니어(Louis Repko, Jr.) 이등병이다.
루이스 이등병의 뒤에 앉아있는 군인은 일리노이 주 출신의 켄 에드워즈(Ken Edwards). 켄 에드워즈는 7월 20일 새벽에 갑천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 사진에는 날짜 정보가 언급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촬영은 20일 이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중앙에 있는 군인은 나일스 코블스(Niles Cobles)로 역시 7월 20일 작전중에 실종되었다. 루이스의 오른쪽에 있는 병장과 그 뒤에 있는 군인은 신원이 불분명하여 생존 여부가 알려져 있지 않다. 즉 표지 사진의 3인 중에서는 루이스 렙코만 유일하게 생존하였다.
▲ 루이스 렙코 이등병의 젊은 시절(좌)과 노년의 모습(우)
미국 본토에서 직접 파견된 추가 병력이 도착했을 때 34보병연대의 인원은 불과 184명만이 남아있었다. 이들은 해체되어 다른 부대로 편입되었고, 루이스 렙코 이등병은 생존자 중 한 명으로 전쟁이 끝난 후 고향 오하이오로 무사히 돌아갔다.
그 후 67년 만인 2017년 11월 11일, 미군 참전용사들을 기념하는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에 한국전쟁기념관의 벽화 제막식이 열렸다.
▲ 벽화 제막식에 참여한 루이스 렙코
벽화에는 34보병연대 소속 병사들의 라이프지 표지 사진이 포함되었고, 루이스 렙코 씨는 행사에 참가하여 감개무량하게 이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6월 30일, 그는 고향 엘리리아대학병원에서 86세의 나이로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