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서울중앙우체국(경성우편국)의 파괴된 모습
6.25 전쟁 초반 속수무책으로 밀렸던 UN군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9월 28일에는 서울을 수복하고 38선을 돌파 후, 10월 19일에는 압록강까지 진격하며 통일을 목전에 두었으나 60만에 이르는 중공군의 참전으로 큰 피해를 입으며 좌절하게 된다. UN군은 1951년 1.4 후퇴로 서울까지 중공군에게 빼앗겼지만 곧 반격하며 3월 15일 서울을 재탈환하였다.
아래 사진은 재수복된 시기의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있던 중앙우체국의 모습으로 전쟁통에 외관만 남아있고 창문은 깨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으며, 휑한 구멍을 통해 내부도 완전히 폐허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 1952년 서울 중앙우체국
사진에는 ‘1952, Korea’라는 제목만이 붙어 있었지만 개성 넘치는 낯익은 건물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두툼한 복장과 가지만 앙상한 가로수의 모습으로 겨울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1952년 1~2월경 혹은 1952년 12월로 추정된다.
▲ 서울중앙우체국 광장(1954) | Inger Schulstad
위는 같은 장소의 1954년 2월 9일 모습으로 칼라복원된 사진이다. 사진을 촬영한 사람은 1951년 7월 19일부터 1954년 10월 18일까지 한국에서 의료활동을 했던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Norwegian Mobile Army Surgical Hospital, NORMASH)의 잉게르 슐스타드(Inger Schulstad, 1920~2010) 박사였다.
전쟁이 끝나고 수도 재건을 하자는 구호가 거리 곳곳에 세워져 있고, 오른쪽 노란 배경의 안내판에 ‘PX PARKING’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 PX 주차장 안내판
이는 주한미군 사령부의 PX 주차장 위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건너편에 있는 동화백화점이 당시 PX로 사용되었다.
▲ 1952년 크리스마스 이브의 동화백화점
▲ 서울 중앙우체국과 동화백화점 1953.05.19
위 사진은 수원에서 근무하던 미 공군 로버트 리 월워스(Robert Lee Walworth, 1931~2013)가 1953년 5월 19일에 촬영한 것으로 반파된 중앙우체국과 PX로 사용되고 있는 동화백화점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두 건물 모두 일제시대에 건립된 건물로 동화백화점의 전신은 ‘미츠코시(三越) 백화점’이었으며, 현재 신세계백화점 본점(명동점)으로 남아있다.
▲ 1930년의 경성우편국과 미츠코시 백화점
중앙우체국 역시 1915년 건립된 경성우편국(京城郵便局) 건물이었다.
– 관련 글: 경성우편국의 건설
6.25 전쟁으로 파괴된 건물은 뼈대는 그대로 두고 2년간 복구공사(총 공사비 1억 4천여만 원)를 거쳐 1957년 1월 31일 낙성식을 거행하며 전후 복구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 1957년 재건된 서울중앙우체국
국가의 경제가 어려운 데다가 실사용만을 위해 복구를 하다 보니 원래의 건물보다 디자인 면에서 떨어지는 모습이긴 하다.
이 건물은 10여 년간 사용하다가 허물고 1968년 12월 31일, 지하 2층·지상 11층의 구관 건물을 신축하였고, 우편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1981년 12월 14일 지하 2층·지상 13층의 신관을 추가로 신축하였다.
▲ 1981년부터 사용된 서울중앙우체국
이후 개축을 놓고 고민하던 끝에 2000년 11월 4일, 아예 신구관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기로 결정하였고, 2007년 9월 21일 현재의 서울중앙우체국(포스트타워)가 들어서게 되었다.
▲ 2021년 6월 현재, 같은 장소의 있는 서울중앙우체국(포스트타워)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