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국가
2009년,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이미지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인구 밀도’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58.28명이라는 자살률(2010년 10만 명 당 108명, WHO)을 기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도 가지고 있기도 하다.
▲ 그린란드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Nuuk)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포스터에는 자살방지를 위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누구도 혼자가 아닙니다. 어둠에 빠져있지 마세요. 전화하세요. 통화비는 무료입니다”
보통 국가들의 자살률을 두세배 차이로 가뿐히 따돌리는 수치는 주 자살층이 청소년과 젊은이들이라는 점에 이르면 더욱 심각해진다. 심지어 그린란드에 사는 젊은이들은 누구나 주변 친구나 지인 중에 자살한 사람 한 명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 이누이트 강제정착 주택
식민지였던 시절,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악명 높은 G60 정책을 펼치면서 많은 이누이트들이 강제로 구소련 스타일의 닭장같은 아파트로 강제 정착당했다.
▲ 이누이트 강제정착 주택 입구
수천 년간 낚시와 사냥의 삶을 살았던 그들은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했고, 인구의 88%를 차지하는 그린란드인(이누이트와 이누이트 혼혈)들은 알코올 중독에 빠져버리게 된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이 정책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 이누이트 어린이들
과거, 해안선을 따라 거주하며 전통방식으로 사냥을 하며 사는 이누이트들의 삶은 세계 최저의 자살률을 자랑했다.
덴마크 연구기관의 기록에 따르면, 1900년에서 1930년 사이 그린란드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0.3명이었고 심지어 1960년대까지는 그린란드 본토인들 중에는 자살한 기록이 한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들어 자살률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1986년에 이르러서는 청소년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자살’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높은 자살률의 원인은 실패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자살방식이 꼽히기도 한다.
그린란드는 전통적으로 순록 등의 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총이 집집마다 있고 낚싯줄과 로프 등의 기타 사냥도구도 잘 갖추어져 있다. 게다가 전통방식의 ‘절대 풀리지 않는’ 올가미법은 전기코드만으로도 자살시도율을 자살률 그 자체로 손실 없이 연결시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 그린란드 청소년들의 공동묘지
전체 자살인구의 91%에 달하는 남성과 70%의 여성이 이러한 총과 끈을 이용한 ‘실패 없는’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스웨덴과 북유럽 등의 젊은 층은 약물로 자살을 시도하기 때문에 성공하는 경우는 그리 높지 않다. 그런 이유로 확실한 도구와 급한 성격을 그린란드 인들의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 꼽는 것도 일리가 있다.
한편, 자살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 중 하나가 안타깝게도 한국이다. 한국은 2019년 기준 10만 명당 26.9명(2010년에는 10만 명당 31.7명, WHO)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며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사실 그린란드의 경우 2009년 독립을 선언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으나 국방과 외교권은 여전히 덴마크에게 있기에 국가 조사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그린란드를 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한국은 OECD 국가 1위가 아니라 전체 1위에 오르게 된다. (2위 가이아나 10만 명당 25.52명, 2017)
▲ Suicide Rate by Country 2021
인구조사 사이트 월드 파퓰레이션 리뷰(worldpopulationreview.com)는 2021년 한국의 자살률을 세계 4위로 올려놓았는데, 이는 2018년 WHO데이터를 근거로 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