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런던 싱글여성의 일상을 담은 사진
1956년, 영국 잡지 픽쳐 포스트(Picture Post)의 사진작가 버트 하디(Bert Hardy, 1913~1995)는 여성잡지 우먼스 오운(Woman’s Own)의 부편집장으로 있던 여성에게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의 모델이 되어줄 것을 제안했다.
그녀가 바로 훗날 여성 최초로 옵저버(The Observer)에 칼럼을 기고한 인물이자 유명 저널리스트인 캐서린 화이트혼(Katharine Whitehorn, 1928~2021)이었다.
아래는 버트 하디가 캐서린 화이트혼과 함께 촬영한 ‘런던의 고독‘이라는 주제를 담은 사진들이다.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런던 워털루 역(Waterloo Station)에 내린 캐서린 화이트혼.
▲ 분주한 사람들이 오가는 워털루 역 한가운데 우두커니 선 캐서린 화이트혼.
▲ 신문 가판대 옆 광고 게시판에 적힌 월세 아파트의 주소를 옮겨적으며 묵을 곳을 찾는 모습.
▲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런던의 거리를 외롭게 걷고 있다.
▲ 임대한 아파트의 계단에 트렁크를 내려놓으며 숨을 고르는 캐서린 화이트혼.
▲ 힘들게 얻은 방의 벽난로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화이트혼.
낯선 곳에서 한 여성이 외로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이 상징적인 모습은 에너지음료 루코제이드(Lucozade)의 광고사진이 되었다.
▲ 런던의 의류매장에서 이브닝드레스를 입어보고 있는 화이트혼.
서두에 말했듯 그녀는 1963년 옵저버에 칼럼을 기고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되어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일요신문(1791년 창간) 옵저버 역사 172년 만의 일이었다.
▲ 런던의 식당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패션잡지를 보고 있는 화이트혼. 그녀는 패션을 취재하는 기자로 처음 언론계에 뛰어들었다.
이 프로젝트 후 화이트혼은 버트 하디의 추천으로 픽쳐 포스트에 취직했고,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미래의 남편인 작가 개빈 라이얼(Gavin Lyall, 1932~2003)을 만나 1958년 결혼했다.
▲ 런던 하이드 파크(Hyde Park)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는 화이트혼. 그녀는 평생 저널리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대영제국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받았고, 2021년 1월 8일 향년 92세로 영면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University of St Andrews)의 기숙사 명칭은 ‘화이트혼 홀(Whitehorn Hall)’인데 바로 그녀의 이름을 딴 것이다.
▲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화이트혼 홀
화이트혼은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의 총장을 역임(1982~1985)했고, 이는 스코틀랜드 대학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장으로 기록되는 등 그녀는 언론과 교육계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