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63) 1915년,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 군대’

1915년,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가 장난감 비행기에 올라타 독일 공군의 종이비행기를 격추시키고 있다.

 

1915년,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가 장난감 비행기에 올라타 독일 공군의 종이비행기를 격추시키고 있다. 1

이 사진은 컬러사진을 최초로 출판한 프랑스 사진작가 레옹 짐펠(Léon Gimpel)의 ‘그르네타 거리의 군대‘라는 시리즈 중의 하나로 오토크롬(autochrome)으로 촬영되었다.

 

제1차 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레옹 짐펠은 파리 근교의 그르네타 거리(Rue Greneta)를 산책하던 중 전쟁놀이에 심취한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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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옹 짐펠(Leon Gimpel, 1873~1948)의 셀카

 

주로 인물, 특히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을 카메라에 담던 짐펠은 이 ‘어린이 군대‘의 모습을 찍기로 결심했고 일요일마다 아이들을 찾아와 친분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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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펠은 아이들 중에서도 페페테(Pépète)를 가장 좋아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녀석은 ‘가장 작고 초라하고 미숙해 보이는‘ 아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탑건’처럼 장난감 비행기에 올라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은 바로 작은 페페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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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비행기를 격추한 페페테. 비행기의 기관총은 빗자루 손잡이, 프로펠러는 커피분쇄기, 조종석은 과일박스로 만들어졌다.


현실의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지만 서부전선의 참호와 군수공장을 그대로 본뜬 아이들의 전쟁은 매일 저녁이면 종전을 맞았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종군기자’ 짐펠은 승전한 어린이 프랑스군에게 사탕을 포상하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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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에게 포상으로 받은 캔디를 먹는 어린이 군대


그르네타 거리에서 발발한 전쟁은 당연하게도 늘 프랑스군의 승리로 끝났고, 패배한 독일군은 눈을 가리고 처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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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포로 처형되는 독일군


총살집행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대포까지 동원한 모습에서 전쟁이라는 삭막한 현실이 동심에 어떻게 비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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