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지만 사랑이 담긴 마지막 사진촬영, ‘포스트 모템(Postmortem)’
‘실체가 사라지기 전에 그림자를 잡아라’
19세기 사진작가들이 새기고 있던 이 말은 그 시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개념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고 있었다.
평생 다시는 만져볼 수 없는 고인을 기억하고 그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유족들은 최후의 사진으로 담았다. 이를 ‘포스트 모템(Postmortem)’이라고 칭했다.
당연히 시신이 원하는 포즈를 취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사진 촬영을 위한 특수장치가 개발되어 시신이 똑바로 서있거나 앉아있을 수 있게 고정되었다.
때때로 작가들은 유족들의 요구대로 고인의 눈꺼풀 위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실제로는 눈을 감고 있지만 마치 생생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고인을 사진에 담았다.
이를 위해 시신을 살아있는 것처럼 화장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고용되었고 장례 기간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까지 걸렸기에 방부업자들도 시신을 완벽하게 보존하기 위해 열 일을 했다.
이를 꺼림칙하게 생각하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사진작가들은 ‘고인들을 물건처럼 대하지 않고 존경과 품위를 갖춰 대하고 있다‘라고 항변했다.
실제로 이 시기 사진 한 장을 찍는 가격은 매우 비쌌다. 아무나 고인의 마지막을 담는 일을 진행할 수가 없었기에 포스트 모템은 부자들의 특권이었다.
아래는 당시 고인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유족들의 모습.
엄마는 웃고 있지만 사진을 찍고 나면 아기는 매장해야 했다. 정신을 놓았던 엄마는 9일 만에 아이와 마지막 사진을 찍기 위해 정신을 차렸다.
맨 왼쪽의 아이는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망한 모습이다.
포스트 모템은 애정을 가지고 키운 반려동물에게도 행해졌다. 특히 반려동물들은 인간보다 더 쉽게 잊히기에 박제를 하는 경우도 많았고, 박제까지는 꺼려지는 사람들은 사진을 찍었다.
아끼던 반려견과 사진을 찍는 여성들.
잠들어있는 듯한 모습으로 촬영된 강아지.
소녀가 죽은 지 9일 만에 촬영되었다고 적힌 사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거실에서 잠들어있는 아이 주변으로 온 가족이 모인 사진. 바닥에서 잠든 아이는 ‘영원한 잠’을 자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마지막 촬영을 한 남자. 시신을 쓰러지지 않게 하려는 듯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2세(Ludwig II of Bavaria, 1845~1886)의 영면한 사진.
아기 둘 중 한 명은 전염병에 걸려 사망한 상태이다. 마지막 사진을 찍기 위해 감염될 우려를 잠시 내려놓았다.
죽은 소년과 함께 사진을 찍은 부모. 아이는 놀라고 있지만 눈동자는 눈꺼풀 위에 그렸거나 고정시킨 것이다.
한 가족이 죽은 소녀와 함께 마지막 촬영을 하고 있다. 소녀는 엄마의 무릎에 기대고 있고 가족들은 최대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린 소녀 두 명이 죽은 동생을 무릎에 눕히고 촬영을 하고 있다.
둘 다 살아있는 듯 보이지만 오른쪽 여성은 고정 장치로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자세히 보면 서 있는 여성의 손의 색깔이 옆 사람과도 다르고 본인의 얼굴 색깔과도 차이가 크다.
마치 잠든 것처럼 생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장난감을 들고 촬영한 소년.
부모가 죽은 아이를 안고 찍은 모습. 최대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부모의 눈동자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